"尹 비상계엄령 사태로 한·미 동맹 시험대…바이든에 뼈아픈 일" -NYT

윤석열 대통령의 심야 비상계엄령 선포 사태로 한국과 미국의 동맹 관계가 수십 년 만에 중대 시험대에 올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3일(현지시간) NYT는 "윤 대통령이 야당이 북한과 공모해 자신을 무너뜨리려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계엄령을 선포함으로써 한·미 동맹이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독재의 대립을 외교 정책의 핵심으로 삼고,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중국, 북한,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군사 협력을 확대해 온 만큼, 이번 위기를 어떻게 처리할지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NYT는 지난 3월 서울에서 개막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이번 사태가 "민주주의 증진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특히나 뼈아픈 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처음 개최한 것으로 미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열린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당시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한국을 "단 한 세대 만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역동적인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로 변모한 국가"라고 극찬했다.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교의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는 지난 3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이전 행정부와 관련된 인물들에 대한 법적 소송과 성평등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를 언급하며 윤 정권 아래 한국의 민주주의가 퇴보했다고 평가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날 미국이 윤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며 "우리는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앙골라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관련 질문에 "막 브리핑을 받았다"며 "밤새 일어난 상황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보고받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NYT는 또한 "2022년 선거에서 간신히 승리한 윤 대통령이 현재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이 같은 그의 조치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막으려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시도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