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기업, 트럼프 1기 때 무관세 협정 맺은 멕시코 진출
멕시코에 생산시설 둔 폭스콘, 위스트론, 페가트론 타격
◆…멕시코에 투자 속도를 내고 있는 대만 폭스콘. 사진=로이터통신
대만 경제지 이코노믹데일리뉴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관세 폭탄'을 강행할 경우 멕시코에 미국 수출용 AI 관련 생산시설 비중이 큰 대만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27일(현지시간) 전망했다.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폭탄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해 왔다. 실제로 트럼프는 지난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유입되는 마약을 차단하기 위해 취임 시 이 두 국가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AI 서버의 주요 공급국으로 미국 내 수입 서버 가운데 67.4%를 차지한다.
대만의 기술기업들은 트럼프 1기 때 강도 높게 진행된 대중 무역 제재를 피해 미국과 무관세 협정을 맺은 멕시코에 대거 진출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들 기업들은 협정국가 역내에서 생산된 상품에 대해 무관세를 허용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사실상 해체한 것과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에 미국 수출용 AI 관련 생산시설을 둔 폭스콘, 위스트론, 콴타컴퓨터, 페가트론, 인벤텍 등 기업들은 트럼프의 정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국 시장에 직접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레노버·아수스·MSI 등 대만 PC 제조업체들도 타격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이들 제품을 겨냥할 가능성이 있어 비용 압박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PC와 노트북이 트럼프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면 미국 내 단기적인 가격 인상과 장기적인 공급망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 최대 위탁 협력업체인 폭스콘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에 신속한 대응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스콘신과 텍사스에 서버 공장을 두고 있는 폭스콘은 330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생산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은 폭스콘이 아닌 오히려 폭스콘의 고객사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