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전에 쓸어담자'...中, 10월 美산 반도체 수입액 60%↑

중국, 10월 미국산 반도체 수입량 60% 급증

미국 내 일부 기업, 중국산 제품 미리 주문

트럼프 시대를 한차례 경험한 중국과 미국 업체들이 관세 인상 조치에 대비해 발 빠르게 과거의 전략을 다시 꺼내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60%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최혜국 대우 지위를 철회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대중 제재가 강화될 것을 대비한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올해 10월 중국의 미국산 반도체 수입액은 11억1000만 달러(약 1조6000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60%나 늘었다. 올해 10월까지 총 누적 수입액은 96억1000만 달러다. 이는 지난해보다 42.5% 늘어난 수치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구매는 미국이 2년 전 수출통제 조치를 실시한 이래 급증했다. 미국과 네덜란드 정부가 2019년부터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자 중국은 규제 대상이 아닌 구형 장비 구매에 총력전을 펼쳤다. 실제로 올해 1월~10월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333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 제품을 수입하는 미국 기업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미국 내 일부 기업은 수개월에서 최대 1년간 판매할 중국산 제품을 미리 주문해 놓는 등 트럼프 2기 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0일 보도했다.

미국 업체들이 고율관세에 대비해 미리 중국산 제품 구매를 늘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관세 전쟁'에 나섰을 당시에도 일부 미국 기업들은 새로 도입된 관세가 시행되기 전에 중국산 제품을 사재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