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문신·성비위 의혹' 美국방장관 지명자 헤그세스 자질 논란

2017년 공화당 여성의원 모임서 성폭력 신고

트럼프 측 "헤그세스 모든 혐의 강력히 부인"

우파 기독교 문화와 정치적 극단주의 비판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를 둘러싼 자질 논란이 확산되면서 내부 검증에 의문이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각) CNN·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헤그세스가 2017년 10월8일 캘리포니아주 몬테레이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헤그세스는 당시 공화당 여성의원 모임이 개최한 한 컨퍼런스에 연사로 초대받아 참석했다. 행사가 끝나자 한 여성이 그를 신고했으며 오른쪽 허벅지에 타박상을 입었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신고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자가 헤그세스와 비공개 합의를 해 경찰은 송치없이 사건을 종결했다.

해당 사실은 정권 인수팀이 지명 발표 후 48시간도 채 되지 않아 헤그세스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고소장을 전달받으면서 드러났다. 내부 검증을 별도로 하지 않은 정권 인수팀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측근 일부는 성비위 의혹에 충격을 받은 상태이며 앞으로의 지명 절차 중 더 해로운 정보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는 지난 14일 헤그세스에게 전화해 앞으로 터질 문제가 또 있는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정권 인수팀은 헤그세스 지명을 강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CNN에 "헤그세스가 모든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으며, 그 어떠한 혐의도 기소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문제는 과거 그의 부적절한 언행을 문제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가디언은 헤그세스의 글과 온라인 활동은 그가 우파 기독교 문화와 정치적 극단주의, 폭력적 사상에 빠진 사람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 2020년 발간된 저서 '미국 십자군'에서 "성소수자와 여성의 권리, 인종의 정의를 옹호하는 좌파가 미국에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미국은 좌파의 재앙 아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몸 곳곳에 새긴 문신 역시 기독교 극단주의 신념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의 가슴에는 '예루살렘 십자가'와 팔에는 '데우스 불트'(하나님의 뜻)라는 말이 새겨졌다. 이 때문에 함께 복무했던 데리코 게이더 예비역 원사는 AP통신에 "헤그세스의 '데우스 불트' 문신이 백인 우월주의 단체와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해 2021년 상부에 보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