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주한미군 철수는 협상 방식…韓은 선진국" 방위비 인상 주장

"韓·日, 이제는 완전한 선진국…방위비 인상 논의 적절해"

트럼프 韓분담금 재협상 시사…기존 합의 분담금 9배 요구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빌 해거티(공화당·테네시) 상원의원이 한국의 방위비 인상을 주장하며 트럼프 당선인의 주한미군 철수 발언에 관해 "사업가가 협상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해거티 상원의원은 10일(현지시간) CBS뉴스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동맹국들과의 방위비 분담 문제에 관해 한국과 일본이 더 많은 방위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주일 미국 대사를 지낸 그는 공화당 내에서도 강경한 '미국 우선주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 트럼프 측근 인사다.

그는 인터뷰서 "트럼프가 1기 행정부에서 일본과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것에 이야기했다. 현재 아시아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줄이는 것이 우선순위인가?"라고 묻는 진행자의 말에 "이 같은 관점은 미국 관료들이 사업가가 협상하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며 "우리는 모두 앉아서 선택권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로, 한국 전쟁 이후로 그 지역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을 지원해 왔다"며 "이는 미국 군민을 대신한 이 투자는 이들 경제가 붕괴한 시기에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오늘날 완전한 선진국"이라며 "이는 전적으로 관련돼 있으며, 현시점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 수준을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동맹을 버릴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은 긍정적인 메시지가 아니지 않냐는 진행자의 지적에는 "우리 동맹국이 가능한 한 힘을 발휘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일본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일본은 국방예산을 GDP 1%에서 2%로 두 배 늘리기로 합의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행정부에서도 확실히 그렇게 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며 한국도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해거티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국가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을 삭감한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도 "우리는 강력한 입장에서 이끌고 미국에 먼저 의도적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미국 우선주의'를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재집권할 경우 재협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해왔다.

그는 지난달 중순에는 "한국은 부유한 국가. 내가 지금 집권해 있다면 그들(한국)은 우리에게 연간 100억달러(약 13조6500억원)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 연간 50억달러(약 6조 8천억원)를 요구한 바 있다. 다만 한국 측이 이를 거부했고 양국은 결국 기존 분담금보다 약 13% 인상된 10억달러(약 1조2천억원)에 합의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양국은 2021년 새로운 방위비 분담 협정을 체결, 2021년에서 2025년까지 분담금을 점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어 이달 초 합의한 협정은 2026년부터 분담금을 전년도 대비 8.3% 인상한 1조 5192억원으로 책정하고 2030년까지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을 반영해 인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 요구하겠다고 한 100억달러(약 13조 6500억원)는 양국이 2026년 합의한 방위비 분담금의 약 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