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과 첫 통화 "우크라전 확전 말라"…종전 위한 후속 대화 기대

당선 후 7일(현지시간) 첫 통화…"유럽 내 美군사력" 상기시켜

"트럼프, 우크라전 종결 위한 후속 대화에 관심 나타내"

"조속한 종전 위해 우크라 나토 가입 유예·영토 포기시킬 수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눈 첫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복귀할 시 전쟁의 조속한 종식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점령 영토를 포기하게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측은 그의 당선을 반기고 있는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소식통을 인용, 지난 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 마러라고에 있는 그의 별장에서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통화에서 "유럽에 있는 미국의 대규모 군사력"을 상기시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두 사람이 유럽에서의 평화 목표를 주제로 논의했다"라며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 전쟁 종식에 대한 조속한 종결을 논의하기 위한 후속 대화에 관심을 나타냈다"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사전에 통화 사실을 전달받았으며 이에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종식할 수 있다고 공언해 왔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적은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점령 영토를 포기하도록 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유예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측근 사이,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20년간 유예하고 현재 전선을 유지한 채 비무장지대를 조성하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러시아 측이 내놓은 전쟁 종식안 또한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반대와 러시아가 영유권을 주장한 4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조건을 포함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한 미국이 유럽 동맹국을 방어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을 내고 있다며 NATO의 유럽 회원국이 방위비를 더 많이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미국의 지원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측은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반기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본회의에서 "이 자리를 빌려 그에게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할 수 있느냐고 묻는 말에는 "준비가 됐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