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등 외국군의 우크라 파병은 나토군 파병으로 이어질 것"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사진 로이터>
친(親)러시아 인물로 꼽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설을 부인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브릭스(BRCIS)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진행된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견했다는 주장에 대해 논평해달라'는 요청에 "말도 안 된다(rubbish)"고 일축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성격을 아는데, 푸틴은 결코 다른 나라의 군대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러시아 '특별군사작전'에 참여하도록 설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만약 북한의 파병과 관련된 최근 보도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어떻겠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특정 국가의 군대, 심지어 벨라루스의 군대라 할지라도 (적군과 아군이 대치 중인)접촉선에 배치된다면 이는 갈등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리가 전쟁에 개입하더라도 확전으로 가는 길이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들은 한쪽의 외국 군사 개입을 즉시 지적할 것이고 이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이 우크라이나에 배치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 병력을 요청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 번도 없다"며 "그(푸틴)도 세르게이 쇼이구 전 러시아 국방장관도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현 국방장관도 그러한 질문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진행자가 "그러나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전쟁에 일조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이 부분적으로 벨라루스 영토에서 시작됐다. 왜 대통령은 러시아가 그렇게 하도록 허용했느냐"고 묻자 루카셴코 대통령은 "내가 벨라루스 영토를 사용하도록 허가했다는 걸 어떻게 아느냐"며 반문했다.
벨라루스 영토가 (침공에) 사용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그는 "당시 수천 명의 러시아 군인이 참여하는 훈련이 진행 중이었다"며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 국경의 벨라루스 남부 도로를 따라 이 군대를 철수시키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푸틴 대통령은 이 병력 중 일부를 우크라이나로 재배치했다"며 "그들이 도발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군대를 어떻게 철수할지는 푸틴에게 달려 있다. 우크라이나를 통해서, 아니면 벨라루스를 경유해서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푸틴에게 전화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물어보지 않았냐는 질문에 "안 했다. 그는 나에게 전화하지 않았고, 나도 그에게 전화하지 않았다. 이들은 그의 군대이며 그는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군대를 철수시킬 권리가 있다"고 답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그 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내 동의 없이는 벨라루스에 배치된 무기를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6월 서방의 '핵 위협'을 구실로 우방이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자국의 전술핵 미사일을 배치했다.
핵무기 사용을 허용할 준비가 됐냐는 추가 질문엔 "완전히 준비가 됐다"며 "준비가 안 됐다면 왜 이런 무기를 갖고 있겠는가. 그러나 외국 군인 단 한 명이라도 벨라루스에 발을 들여 놓을 경우에만 사용하겠다. 우리는 누구에게도 공격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BBC는 "푸틴 대통령을 속속들이 아는 지도자가 있다면 바로 루카셴코 대통령"이라며 "두 사람은 수년간 서로를 알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만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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