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전역 '대정전 사태'로 1000만명 전기 공급 끊겨...휴교령·재택근무령

주요 발전소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으로 가동 중단

정부 "전기소비량 많은 민간기업에 높은 전기료 부과"

만성적 전력난에 시달리는 쿠바 전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약 1000만명이 불편을 겪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쿠바 에너지부는 주요 발전소 중 하나가 고장나면서 국가 전력망이 중단돼 전국적인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쿠바 정부는 이날 오전 정전 사태에 대비해 학교 휴교를 비롯해 비필수 산업체에 재택근무령을 내렸다. 극장과 클럽을 비롯한 각종 문화 시설도 휴업에 들어갔다. 쿠바 전력청(UNE)은 페이스북에 "최대 피크시간에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주민들에게 정전에 대비할 것을 수시로 알렸다.

그러나 쿠바 최대 규모 발전소인 안토니오 기테라스 발전소가 오전 11시쯤 원인이 밝혀지지않은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전기 공급이 끊겨 약 1000만명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미 식량과 연료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쿠바 시민들은 최악의 정전사태까지 겹치면서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다. 한 주민은 NBC에 "전력난이 바닥을 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쿠바 당국은 "전력을 복구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마누엘 마레로 쿠바 총리는 지난 17일 관영 TV 방송에 출연해 "지난주 섬 인근을 통과한 허리케인 '밀턴' 영향으로 연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며 "전기 소비량이 많은 중소 민간 자영업자(Mipymes)를 대상으로 더 높은 전기요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바는 화력발전이 전체 전력 생산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 강화로 베네수엘라로부터 저가에 제공받던 원유공급이 대폭 축소되면서 전력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쿠바의 최대 석유 공급국인 베네수엘라의 선박 모니터링 데이터와 국영 석유기업(PDVSA) 내부 문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쿠바로의 베네수엘라 하루 평균 연료 선적량(3만2600배럴)이 지난해 같은 기간(6만배럴)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