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12월 추가 금리인하할 듯...내년 3월까지 연속 인하 전망도

ECB, 9월 이어 10월에도 기준금리 0.25% 인하 단행...연속 인하는 13년 만

하나證 "10월 ECB 회의는 온건적...12월 회의에서 25bp 추가 인하 단행 예상"

NH투자證 "내년 3월까지 금리 연속 인하 전망...12월에 '빅컷' 가능성도 고려"

유럽중앙은행(ECB)이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또다시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지고 통화완화 기조가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ECB는 17일(현지시간)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열린 통화정책이사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65％에서 3.40％로, 예금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한계대출금리도 연 3.90%에서 3.65%로 각각 0.25％ 포인트(p) 내리는 '베이비 스텝'을 단행했다. 9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인하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CB가 연속해서 금리를 인하하기는 13년 만이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18일 '10월 ECB 통화정책회의 리뷰' 보고서에서 "금번 회의는 '물가에 대한 낙관적 평가', '경제활동에 대한 ECB 위원들의 우려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온건적(Dovish·비둘기파)'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ECB가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지고 통화완화 기조가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성명서에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잘 전개되고 있다'라는 문구가 추가되면서 물가에 대한 평가가 좀 더 부드러워졌다"며 "또한 '인플레이션 전망이 최근 경제지표 급락의 영향을 받았다'는 문구가 등장하면서 ECB 위원들이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 약화를 경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금리 경로를 특정하지 않겠다'는 문구는 그대로 유지되었으며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방식도 고수했다"면서 "포워드 가이던스 제공에 대해선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언급했다.
전 연구원은 이번 리가르드 ECB 총재의 기자회견 관전 포인트는 ▲경제·물가에 대한 평가 ▲향후 금리 인하 속도 가속 여부였다고 말했다.

그는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물가가 2025년 중 2% 물가목표에 도달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내년 말에 2%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던 9월 물가전망보다 낙관적인 입장을 내놓았다"면서 "동시에 경제활동은 예상했던 것보다 약하다고 평가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소프트랜딩(연착륙)이고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주장해 일각에서 제기된 빅컷 가능성을 배제했다"면서 "금번 25bp 금리 인하가 만장일치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고 부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물가가 2% 물가목표에 도달했냐는 질문에 대해 "2% 부근에 지속적으로 근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물가 안정이 진행 중에 있다고 평가한 것이라고 전 연구원은 진단했다.

다만 라가르드 총재는 ECB의 의사결정이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이지 개별 데이터 의존적(data-'point'-dependent)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번 물가 데이터가 일회적으로 물가목표를 하회했다고 해서 물가목표를 달성했고 금리 인하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NH투자증권 역시 ECB가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증권과는 달리 특히 12월은 경제전망 업데이트가 있어 '빅 컷(기준금리 50bp 인하)' 가능성도 고려해 볼 수 있음도 밝혔다.

박윤정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제 관건은 향후 ECB의 금리 인하 속도"라며 "2025년 3월까지 연속적 인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ECB의 우려 요인은 여전히 높은 내수 물가와 임금 상승률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최근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 출하 가격 지수 하락은 내수 위주 물가 상승률 안정화를 시사하고 있다"며 "상반기 임금 상승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가계 저축률은 오히려 장기 평균 위에서 추가 상승을 기록하고, 비(非)금융기업 영업이익 증가율도 마이너스로 하락한 걸로 보아 임금 상승률 증가세 둔화 전망도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ECB가 성명문에서 현재 금융환경 수준이 긴축적이라고 진단한 점도 주목했다. 그는 "과거 ECB에서 언급했던 중립금리는 약 2%"라며 "현재 성장 부진의 원인 중 하나가 독일의 구조적인 탈산업화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를 하회해야 경기 반등 강도가 유의미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련해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ECB 회의 당일 발표된 유로존 9월 소비자물가 확정치는 헤드라인 물가가 전년비 1.7%, 근원 소비자물가가 2.7%로 둔화됐고, 서비스물가가 소폭 둔화된 점도 긍정적"이라면서 "유로존 기저 인플레이션이 높아 부담은 상존하나, 내수 부진 장기화로 수요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고 있어 향후 디스인플레이션 기조는 유효할 듯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유로존 9월 HCOB 종합 PMI가 49.6P를 기록하며 올해 2월 이후 재차 기준선을 하회한 것은 유로존 경제가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며 산업생산, 소매판매 등 실물 경제지표의 유의미한 반등도 확인되지 않고 있어 경기 둔화 기조는 지속될 공산이 크다"며 "역내 최대 경제규모인 독일의 제조업 경기 악화도 유로존 경제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