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떠나는 '흑인 남성' 표심 잡는다…마리화나 합법화·사업자금 대출 제시

'흑인 남성을 위한 기회 어젠다' 제시

탕감 가능 사업자금 대출·마리화나 합법화·보건지원 등

NYT "흑인 남성 지지율 바이든 85%에서 70%로 하락"

미국 대선을 3주가량 남겨두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흑인 남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되살리기 위한 맞춤 공약을 제시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 남성 유권자를 겨냥, 탕감 가능한 사업자금 대출과 합법적 마리화나 산업 육성 등의 새로운 정책 제안을 공개했다.

'흑인 남성을 위한 기회 어젠다'라는 제목의 정책은 낙후된 지역의 기업가들에게 2만달러(약 2천700만원)까지 탕감받을 수 있는 대출 100만 건을 제공하는 것과 기호용 마리화나의 합법화, 흑인 기업가의 신(新)산업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한다는 제안이 포함돼 있다.

또한 흑인을 위한 가상화폐 산업 접근성을 높이고 '겸상 적혈구 빈혈' 등 흑인 남성들의 발병 비율이 높은 질환에 초점을 맞춘 '국가 건강 형평성 이니셔티브'도 제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어젠다를 발표하며 "흑인 남성들이 오랫동안 우리 정치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닿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과 흑인 남성 커뮤니티 내에 아직 개발되지 않는 야망과 리더십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같은 발표는 최근 해리스 부통령이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뉴욕타임스/시에나대가 흑인 유권자 589명을 대상으로 9월 29일부터 10월 6일 사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78%의 지지율은 획득했으나 이는 힐러리 클린턴(92%), 바이든 대통령(90%) 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흑인 유권자는 미국 전체 유권자의 약 14%에 달한다. NYT는 흑인 유권자들이 민주당이 자신들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실망하면서 등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흑인 남성의 지지가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당시 흑인 남성 85%가 민주당을 지지했으나 현재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비율은 70%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일부 민주당 관계자들은 흑인 남성들의 비교적 약한 지지를 선거의 주요한 우려 사항으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