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인들이 지난 7월 가자시티에서 난민을 위한 쉼터로 활용되고 있는 학교 단지의 잔해 속에 서 있다. <사진 로이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1년 만에 가자지구 내 잔해 피라미드 11배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전쟁으로 파손된 건물 잔해 규모를 최소 4200만 톤으로 추산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2008년부터 전쟁 발발 이전인 지난해 10월7일 전에 쌓인 잔해의 14배이며, 2016년과 2017년 이라크 모술 전투에서 발생한 잔해의 5배 이상에 이른다고 유엔은 설명했다.
유엔 관리 3명은 가자 당국의 잔해 처리 과정에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주도의 잔해 관리 실무그룹은 이달에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와 중부의 데이르엘발라에서 팔레스타인 당국과 함께 시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도로변의 잔해 처리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가자 사무소 책임자이자 실무 그룹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알레산드로 므라키치는 "엄청난 양이며 대규모 사업이 될 것"이라면서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 업무 조직인 민간협조관(COGAT)은 관련 질문에 유엔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므라키치 의장은 이스라엘과의 협력에 대해 아직 자세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자 이스라엘이 즉시 반격하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기습 공격해 1200여명을 살해하고 250여 명을 납치했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은 1년 동안 이어진 분쟁으로 4만2000여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유엔의 위성사진 자료를 보면 전쟁 전 가자지구의 건물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16만3000채가 1년 새 파손되거나 무너졌다. 이중 3분의 1가량은 고층 건물이었다. 한 때 붐비는 도로였던 먼지투성이의 좁은 길에는 당나귀 수레 위로 잔해가 높이 쌓여있다.
2014년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7주간의 전쟁 당시 UNDP와 파트너들은 전체의 7%에 해당하는 300만 톤의 쓰레기를 치웠다.
므라키치 의장은 1000만 톤을 제거하는 데 2억8000만 달러(약 3800억원)가 든다는 추정치를 인용, 전쟁이 지금 중단된다 해도 14년에 걸쳐 최소 12억 달러(약 1조6000억원)가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대원들이 민간인들 사이에 숨어 있다며 그들이 나타나는 곳이면 어디든 공격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데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잔해에는 수습되지 않은 시신이 1만 구와 불발탄이 들어 있어 작업에 어려움이 있다고 므라키치는 설명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이러한 위협이 널리 퍼져 있다고 했다. 유엔 관계자들은 일부 잔해에 큰 부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가자지구의 8개 난민 캠프에 대한 평가를 인용해 발암물질에 오염된 잔해도 230만 톤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석면의 경우 흡입 시 후두암, 난소암 및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한 해 동안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급성 호흡기 감염 사례가 100만 건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비스마 아크바르 WHO 대변인은 "먼지는 심각한 우려 사항"이라며 "물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폐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