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걸린 기괴한 그림...알고보니 87억짜리 피카소 작품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견한 그림 거실 벽에 걸어

미술사 백과사전 통해 피카소 작품으로 추측

전문가, 법의학 텍스트 통해 피카소 서명 확인

'끔직하다'는 취급을 받으며 거실에 걸려있던 그림이 87억원에 달하는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인 것으로 추정돼 화제다.

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에 거주하고 있는 안드레아 로 로소(60)는 50여년간 부모님 댁 거실에 걸려있던 그림의 진품 감정을 전문가에 의뢰한 결과 최근 피카소의 작품으로 보인다는 감정 결과를 받았다.

골동품 상인이었던 안드레아의 아버지는 이탈리아 남부 카프리의 폐가와 쓰레기 매립지에서 고물을 수집해왔다. 1962년 그는 카프리의 한 폐가 지하실에서 우연히 이 그림을 발견해 폼페이로 이사 올 때 가져왔다.

2021년에 사망한 안드레아의 아버지는 이 작품을 값싼 액자에 넣어 안드레아의 어머니에게 선물했는데 당시 어머니는 매우 실망했다고 전했다.

안드레아는 "아버지가 카프리 쓰레기 매립지에서 흙과 석회로 덮여 있는 그림 2점을 발견했다고 들었다. 피카소 서명이 있는 그림은 하나뿐이었고 어머니가 카펫처럼 펼쳐서 세제로 세탁했다"며 "어머니는 이 그림이 끔찍하다고 항상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이후 이 그림은 거실 벽에 걸려 있다가 2019년부터 밀라노의 한 금고에 보관되었다.

안드레아는 미술사 백과사전에서 비슷한 작품을 발견한 후 이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해당 작품은 피카소의 연인이자 사진작가였던 도라 마르의 왜곡된 이미지를 그린 것으로 피카소 특유의 비대칭 스타일로 빨간 립스틱을 바른 파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안드레아는 이 그림이 피카소의 작품일 것 같다는 생각에 피카소 재단에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재단은 안드레아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여기고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안드레아는 미술사 학자들에게 조언을 구했고 밀라노의 문화유산법원의 그래픽 전문가인 친치아 알티에리가 수개월 동안 법의학 텍스트를 통해 피카소의 서명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알티에리는 성명에서 "피카소의 서명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확신했다.

다만 이 작품이 피카소의 진품으로 인정받으려면 피카소 재단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아카디아 재단은 피카소 재단에 이 작품이 피카소의 진품이 맞다는 증거를 제출할 예정이다. 아카디아 재단은 이 작품이 진품으로 인정될 경우 최소 600만 유로(약 87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드레아는 피카소 재단으로부터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게 되면 그림의 판매를 원했던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경매에 부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