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투자자들, 日내부 아닌 외부에서 수익 기대"
"美·日간 실질 금리 격차 극적으로 좁혀지지 않을 것"
"엔 매수 압력 이미 정점 도달"…시장, 강세 포지션 재고
◆…지난주 연준의 50bp 인하에도 불구하고 엔화가 상승 모멘텀이 더 이상 힘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 로이터>
지난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하며 빅컷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일본간 금리차가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엔화의 상승 모멘텀이 정점에 달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엔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엔화는 상반기 약세를 고전치 못했으나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엔화 강세장을 불러왔다. 엔화는 3분기 동안 달러 대비 12% 절상됐으며 블룸버그에서 추적한 17개 통화 중 최고의 성과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연준의 빅컷에도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에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양측간 금리 차이가 충분히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잃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이날 "추가 긴축정책에 나서기 전에 시장과 해외 경제 추세를 자세히 살피는 데 충분한 시간을 쓸 여유가 있다"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자본 흐름과 투자자 포지셔닝에 이르기까지 이번 엔화 랠리가 끝나가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일본의 저조한 경제 성장 전망과 인구 고령화가 일본 자산운용사와 기업들로 하여금 해외에 더 많은 투자를 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한헀다. 올해 일본의 전체 자금 순유출 규모는 9조4200억엔(약 660억달러)에 달한다.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채권 매수는 둔화됐으나 직접 투자가 증가했다.
도쿄 스테이트스트리트 은행의 카이다 카즈시게 외환 책임자는 "근본적인 추세는 엔화 매도"라고 짚으며 "많은 일본 투자자가 일본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본의 채권 수익률 곡선은 BOJ의 긴축정책 이후에도 여전히 일본의 인플레이션을 하회하고 있다. 이는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같은 주요 경제국들을 일본 자금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고 있다.
도쿄 신킨 자산운용소의 카토 준 수석 시장 분석가는 "엔화는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로 인해 매도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경제가 급격한 둔화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과 일본 간 실질금리 격차가 극적으로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이번 달 2021년 이후 최고치에 도달한 엔화 강세 포지션을 재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토카이 인텔리전스래버토리의 시바타 히데키 외환 전략가는 "시장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미국 금리인하를 반영했다"며 "일본과 미국의 실질 금리 차이로 인한 엔 매수 압력은 이미 정점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