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아직 초기 단계…기술·정치적 장애물 남아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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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아랍에미리트(UAE)에 1천억달러(약 134조원) 규모 반도체 제조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이날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 TSMC 최고 경영진이 최근 UAE를 방문해 대만 내 일부 대규모 첨단 시설과 비슷한 수준의 제조공장 건설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 삼성전자 또한 몇 년 내 UAE에 대규모 반도체 제조시설을 건설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경영진의 고위 인사도 최근 UAE를 방문해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이번 사업의 목표가 글로벌 반도체 생산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면서도 제조사의 수익성을 해치지 않는 데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논의된 조건에 따르면 자금은 UAE가 조달할 예정이며 국부펀드 무바달라가 그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의 규모는 1천억달러(약 134조원) 이상이다.
무바달라 대변인은 "현재 제조시설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전 세계 파트너들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투자를 주도하는 국영회사 MGX가 반도체 제조를 전략의 기둥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바달라가 보유한 투자 포트폴리오는 2023년 기준으로 약 3천억 달러(약 400조 원)로 평가된다.
다만 WSJ은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이며 실제 프로젝트가 성사되기까지 기술적 및 정치적 장애물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제조에는 정제수가 필요한데 UAE의 물은 대부분 담수화 과정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추가 정제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의 첨단 AI 반도체 유출을 우려하는 것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TSMC는 바이든 행정부와 UAE 공장에서 생산된 반도체의 출하를 미국이 감독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세부 사항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