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자리 비운 사이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
대법 "영상형태도 특정 가능해 개인정보 해당"
◆…사진=클립아트코리아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달 23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9년 2월 도박 신고자를 색출하기 위해 강원 양구군의 한 장례식장에서 CCTV 화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장례식장 직원 B씨에게 신고자의 모습이 촬영된 CCTV를 보여 달라고 부탁했고, B씨는 CCTV 화면을 보여 주었다. 이후 A씨는 B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CCTV 화면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권한 없이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행위를 금지한다.
1심은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가 포함된 CCTV 영상 자료를 제공받았다"며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A씨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2심은 "단순히 열람한 것만으로는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행위로 볼 수 없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개인의 초상, 신체의 모습과 위치정보 등 촬영된 영상 형태도 특정이 가능한 개인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으로 볼 수 있어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