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서방 제재 대응해 우라늄·티타늄·니켈 수출제한 고려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 경제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우라늄과 티타늄, 니켈 등 전략 원자재의 수출 제한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부 화상회의에서 "이러한 제한은 다른 상품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러시아는 천연 가스, 다이아몬드, 금의 주요 생산국"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런 조치를 당장 내일 시행할 필요는 없으며,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손해를 보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여러 전략적 원자재 매장량에서 선두주자"라며 "천연가스의 경우 세계 매장량의 약 22%, 금은 약 23%, 다이아몬드는 약 55%를 차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에게 "우리가 세계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유형을 살펴보라"며 "우라늄, 티타늄, 니켈과 같은 특정 상품 제한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은 그 어떤 것도 하지 말자"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구매를 급격히 줄였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주요 금속 공급 업체이기 때문에 수출을 중단하거나 감축하면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발언 직후 니켈 국제가격은 뛰어올랐고 우라늄 채굴회사의 주가도 상승했다. 런던 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3개월물 가격은 2.6% 급등한 t당 1만6145달러(약 2164만원)에 거래됐다.

세계 최대 니켈 정제 업체인 러시아의 노르니켈은 중국과 유럽에 니켈을 공급하는 주요 기업이다.

전날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LME에 등록된 니켈의 5분의 1 이상이 러시아산이다. 니켈은 배터리와 장갑 도금, 터빈 블레이드를 비롯해 광범위한 분야의 합금에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