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의 對러 미사일 공급, G7과 대응 조치 마련" 경고

미사일 지원 보도에 이란 "강력 부인"…러 "중요한 파트너"

미국은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 미사일 수백발을 공급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란에 상당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는 이 보도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주요 7개국(G7) 파트너들과 함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급 의혹에 대해 "(보도 내용의 사실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이란의 미사일 제공은 그간 우려를 표해왔던 사안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CNN,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미 언론들은 지난 6일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수백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러시아로 선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 같은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기자 회견에서 "우리는 이란이 전쟁의 한 쪽 편에 무기를 보냈다는 보도를 강력히 부인하며, 이러한 주장은 일부 당사자의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파즐롤라 노자리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 사령관도 이날 이란 국영 언론을 통해 "이란이 러시아에 미사일을 제공했다는 보도는 일종의 '심리전'"이라며 "이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사국 중 어느 누구도 지원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반면 러시아는 이란을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관련 보도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내놨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는 이란과 무역 및 경제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며 "우리는 가장 민감한 분야를 비롯해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대화와 협력을 도모하고 있고 양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유럽연합) 대변인 피터 스타노는 이날 "우리는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공급했다는 동맹국의 '신뢰할 만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국들과 이 문제를 더 자세히 조사하고 있으며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러시아의 불법 침공에 대한 이란의 실질적 지원 확대를 나타낸다"면서 "이란에 중대한 제재 조치를 부과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