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전기차 의무화 지지 철회"…바이든 친환경 정책에 거리 둬

지난 대선서는 '탄소배출 제로 차량 판매 의무화' 공약

"자동차 산업 중심인 경합주 러스트 벨트 표심 의식"

공화당 "선거 몇달전 번복…거짓으로 반대 입장 내"

'셰일가스 추출 수압 파쇄' 금지법 지지도 철회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전기차(EV) 생산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그의 과거 입장뿐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에서도 후퇴하는 행보로서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승패를 가를 경합주에 속하는 러스트벨트의 표심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지난주 여러 문제를 다룬 해리스 선거캠프의 '팩트체크' 이메일에서 캠페인 대변인이 '해리스는 전기차 의무화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가 이전 입장을 철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19년 미국 상원의원 시절 차량 제조사가 판매하는 탄소 배출 제로 차량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2040년까지 미국 내 판매되는 신규 자동차를 전면 배출 제로 가스로 바꾸는 법인 'Zero-Emission Vehicles Act'를 공동 발의한 바 있다.

당시 법안은 통과되지 못했으나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서도 이 제안을 재차 강조하며 미국 내 판매되는 모든 신규 차량 중 탄소 배출 제로 차량의 비율이 2030년까지 50%, 2035년까지 100%가 되는 법안을 시행할 것이라는 공약을 내세웠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후보로 등판한 이후 전기차에 관한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고있다. 악시오스는 해리스 측이 앞서 "해당 법안을 여전히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이 같은 해리스의 행보에는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석유 산업 무역단체가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미국인, 특히 공화당과 독립 유권자 그리고 상당수의 민주당 당원이 탄소 배출 차량 금지에 반대하고 있다.

아울러 조사는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애리조나,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8개 주요 경합주에서 다수의 유권자가 금지에 반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공화당 측은 해리스 부통령이 "거짓말로 전기차 의무화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피츠 리켓츠 공화당 상원의원(네브래스카)은 "선거 몇 달 전 이 같은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는 바이든-해리스 EPA가 추진 중인 인기 없는 정책으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시도"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전기차뿐 아니라 프래킹 금지법 지지도 철회하며 바이든표 친환경 정책에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래킹은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 파쇄법으로 해리스 부통령은 앞서 기후 변화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이에 대한 금지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는 지난주 CNN과의 인터뷰에서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고도 성장할 수 있고 번창하는 청정에너지 경제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