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소식통 인용해 "바이든, 인수 불허 방침 발표 준비"
"매각 심사 중인 CFIUS, 국가 안보에 미칠 위험성 경고"
정치권, 승패 가를 경합주 표심 의식 "美철강 회사는 美 소유여야"
US스틸 CEO "정치권, 대안도 없이 매각 반대…수천 개 일자리 위험"
◆…지난 2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를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 <사진 로이터>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철강 기업인 US스틸의 일본 매각을 금지할 방침이라고 미 외신이 보도했다. 대선을 앞두고 승패를 가를 경합주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주요 소식통을 인용, 바이든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일본의 US스틸 인수를 금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이 US스틸에 대한 일본 제철의 인수 불허 방침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또한 149억달러(약 20조원) 규모 거래에 대한 양당의 정치적 반대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매각을 차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일본제철은 미국 철강 대표 기업인 US스틸을 매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는 정치권과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며 난항을 겪고 있다.
소식통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이번 매각이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칠 위험성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법무부와 재무부 산하 CFIUS가 인수 심사와 관련 각각 반독점법 위반, 국가 안보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백악관은 아직 CFIUS의 권고안을 전달받지 못 했다고 밝혔다. 카린 쟝-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오늘 발표할 내용은 없다"면서도 "미국 철강 회사는 미국 소유여야 한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견해를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US스틸은 1세기 이상 미국의 상징적인 기업이었으며 앞으로도 미국 기업으로 남아야 한다"며 "미국이 소유하고 미국 철강 노조가 운영하는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남을 것임을 약속한다"고 밝힌 바 있다.
WP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대선을 앞두고 경합주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경합주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는 2024년 대선 결과를 좌우할 중요한 격전지로 두 후보 모두 해당 지역을 거듭 방문하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또한 최근 US스틸 본사가 위치한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를 방문, 매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만 US스틸의 데이비드 버릿 최고경영자(CEO)는 정치권을 겨냥, "이번 거래의 이점과 거래가 실패할 경우 피할 수 없는 결과를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이 대안도 없이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며 일본제철의 투자금 약속은 제철소의 경쟁력과 직원의 일자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매각이 무산될 시 공장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천 개와 고임금 노조 일자리가 위험에 빠질 것이며 지역 전역의 수많은 지역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보도가 나온 후 US스틸의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장중 20% 넘게 빠져 27.01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일부 손실을 회복, 전장 대비 17.47% 하락한 채 마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