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하면 생명 위협... 췌장염과 관련한 7가지 질문

췌장염은 췌장에서 시작되는 염증성 질환으로 악화될 경우 전신의 장기를 침범할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다. 특히 만성췌장염으로 진행되면 췌장 기능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췌장이 보내는 작은 경고라도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박병규 교수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사보에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췌장염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1) 급성과 만성 췌장염, 차이는?

췌장은 소화효소와 인슐린 등 호르몬을 분비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급성췌장염은 소화효소가 조기에 활성화되면서 췌장 자체와 주변 조직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킨다. 대부분 병이 호전되면 췌장의 기능은 정상으로 회복된다. 반면, 만성췌장염은 지속적인 염증으로 췌장이 딱딱해지며(섬유화) 외분비 및 내분비 기능 모두 손상된다. 만성췌장염은 췌장 기능이 회복되지 않아 치료가 어렵다.

2) 췌장염은 얼마나 위험할까?

췌장염은 췌장에서 발생하지만, 췌장에서 분비되는 활성 물질들이 전신으로 퍼져 여러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 급성췌장염 환자의 약 20%는 중증으로 진행되며, 장기부전, 췌장 괴사, 농양 등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 환자의 약 2%는 이런 합병증때문에 사망하기도 한다. 만성췌장염은 췌장 기능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뿐 아니라, 당뇨병, 췌장암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어 조기 관리에 힘써야 한다.

3) 음주와 췌장염의 상관관계

알코올은 급성췌장염의 약 40%, 만성췌장염의 40~64% 발병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간 과도한 음주는 췌장에서 과도한 췌장액 분비를 유도해 췌장염을 유발한다. 일반적으로 매일 5잔 이상의 음주를 5년 이상 지속할 경우 만성췌장염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또 흡연이나 유전적 요인도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폭음도 위험하다. 췌장염 발병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폭음을 한 사람의 약 5~10%가 급성췌장염을 경험한다는 선행 연구 결과도 있다.

4) 췌장염 통증, 다른 소화기 질환과 구별법은?

췌장염의 통증은 명치나 왼쪽 복부에서 시작해 가슴, 등, 어깨로 퍼질 수 있다. 특히 누우면 통증이 심해지고, 몸을 구부리면 통증이 완화된다. 이와 달리, 위염이나 위궤양의 통증은 주로 배꼽 위쪽에서 발생하며 속 쓰림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 복부 통증은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5) 췌장염 치료법은?

급성췌장염 환자의 85~90%는 금식을 통해 췌장을 쉬게 만들어 수액 공급으로 회복될 수 있다. 원인이 술일 경우에도 금주, 담석이라면 담낭 절제술 등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중증 환자의 경우 내시경, 방사선 중재술 또는 외과적 수술이 요구될 수 있다. 만성췌장염은 통증 관리와 소화효소 보충 등 대증적 치료가 필요하며, 당뇨병 등 합병증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심한 통증이 동반될 경우 신경차단술이나 외과적 수술이 고려될 수 있다.

6) 췌장염이 췌장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급성췌장염과 췌장암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다만 만성췌장염 환자에서 췌장암 발생률은 약 5%에 이른다. 만성췌장염을 진단받은 환자는 금주와 금연을 철저히 실천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췌장암 여부를 계속 관찰해야 한다.

7) 췌장염 재발 막으려면?

급성췌장염의 재발률은 20~27%다. 특히 알코올성 췌장염의 재발률은 46%에 이른다. 재발을 방지하려면 금주가 가장 중요하다. 담석성 췌장염 환자의 경우 담낭 절제술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