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 350억 부정대출...'허위서류도 통과'

616억 대출로 지배력 행사전보다 130배 급증

350억원 부당대출, 269억 부실·연체 발생

우리은행 "부실대출 책임자 임직원 8명 면직"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에 수백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을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11일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11개 차주를 대상으로 총 454억원(23건)의 대출을 취급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친인척의 대출금 실제 자금 사용자로 의심되는 9개 차주(162억원·19건)까지 포함할 경우 총 616억원(42건)의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손 전 회장이 지주 및 은행에 지배력을 행사하기 전 이들에게 실행된 대출건(5건·4억5000억원)과 비교하면 금액으로는 130배 넘게 급증한 셈이다.

이 가운데 28건(350억원)은 대출심사 기준·절차를 따르지 않아 부실이 대거 발생했으며 269억원 대출금에선 부실과 연체까지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차주가 허위로 의심되는 서류를 제출했음에도 별도 사실 확인 없이 대출을 실행했다.

가령 우리은행은 A법인을 대상으로 부동산 매입자금대출(1차 대출) 실행 후 차주가 제출한 부동산 등기등본상 해당 부동산 실거래가(20억원)가 차주가 대출신청한 매매계약서 상 매매가격(30억원)에 미달했지만 이에 대한 사실 확인 없이 리모델링공사자금으로 2차 대출이 실행됐다.

담보가치가 없는 담보물 담보설정과 보증여력이 없는 보증 여력이 없는 보증인이 보증을 섰음에도 대출을 취급한 사례도 확인됐다. B법인은 대출을 신청한 시점에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이미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돼 가용가액이 전무했다. 그럼에도 B법인의 신용도를 상향 평가해 20억원 규모의 대출이 실행됐다. 이와 관련해 우리은행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행을 이용하시는 많은 고객 및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최초 취급시 해당 친인척이 전·현 대표 또는 대주주로 등재된 업체를 제외한 그 외 업체는 대출취급 후 사후 점검과정에서 원리금 대납 및 자금거래 등이 밝혀진 경우로 특정인에 의한 지배관계를 대출 취급 전 파악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해명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손 전 회장의 친인척(처남댁 및 처조카 등) 관련인이 회사의 전·현 대표 또는 대주주로 있거나 원리금 대납 등 자금거래가 있는 업체에 대한 당행 대출규모가 금감원 발표내용과 같이 616억원(20개 업체, 42건) 규모라고 설명했다.

2024년 7월 19일 기준 대출잔액은 총 304억원(16개 업체, 25건)이며 이중 269억원(13개 업체, 19건)이 단기(1개월 미만) 연체 또는 부실화된 상태다. 검사종료 이후인 2024년 8월 9일 기준 대출잔액은 총 303억원(16개 업체, 25건)이며, 단기연체 및 부실 대출 규모는 198억원(11개 업체, 17건)으로 실제 손실예상액은 82억원~158억원 규모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부당취급 의심 건에 대해 올해 1~3월 중 1차 자체검사를 시행해 부실 발생에 책임이 있는 관련 임직원 8명에 대해 면직 등 제재를 내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실책임 규명을 위한 감독당국 및 수사당국의 조사 등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며 "금감원 수시검사를 통해 추가로 발견된 위법·부당행위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는 검사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