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나는 최적임자, '이길 방법이 없다'고 하지 않는 한 사퇴않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여론조사 결과가 '이길 방법이 없다'고 나오지 않는 한 2024 대선에서 완주하겠다는 자신의 결정을 재고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59분간의 기자회견에서 10명의 기자를 호명해 19개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자신의 수십 년간 세계 무대 경험을 자랑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누르고 4년 더 미국을 이끌 수 있는 특별한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생각한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한 번 이겼고, 또 이길 것"이라며 "이번 선거운동은 갈 길이 멀고, 그러기에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트럼프를 이길 만한 다른 사람도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면서 "나는 내 유산을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시작한 일을 완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며 출마 의지를 강조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역대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정치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우려하는 바는 그의 자질이 아닌 연임 통치능력"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할 경우 이길 수 있을지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녀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부통령으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답변하는 과정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이라고 불렀다.

'선거 캠프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데이터를 들고 오면 후보 사퇴를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며 "아무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어떤 여론조사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론'과 '고령 리스크'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 TV토론을 "바보 같은 실수"라고 평가한 뒤 "다음에는 토론 전에 너무 많은 일정을 소화하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두 번째 임기 수행을 위한 정신건강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신경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나는 반대하지 않는다. 전문의들의 소견상 필요하다면 다시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매일 좋은 의사들에 둘러싸여 있다. 그들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검사를 받겠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걸 제안하지 않는다"며 "내가 뭘 해도 누구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그는 재임 중 세 차례 신경학적 검사를 받았고, 마지막 검사는 지난 2월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이번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에서 만난 외국 정상들이 자신의 직무 적합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잇따른 논란으로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위상을 훼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내가 나토 회의를 이끄는 과정에서 우리 위상이 손상된 것을 본적이 있느냐. 이보다 성공적인 회의를 본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회의에서 다른 나라 지도자들이 나에게 감사를 표하고, 우리가 함께 있는 이유는 바이든 덕분이라고 말하는 것을 몇 번이나 들었느냐"며 "회의는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후 민주당 한 고위 관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6월 토론 무대에서 그 기회를 놓쳤던 반면, 오늘 밤 그의 성과에 만족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상대 후보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바이든 팀이 안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CNN은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한 번의 기자회견이 전세를 뒤집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한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바이든은 강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기자회견 횟수가) 너무 적고, 너무 늦었다. 또한 이는 장기적인 문제 해결과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