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남·북 중 선택해야" 경고에 러 "접근 방식에 반대…동의 못 해"

尹, 나토 정상회의 참석 앞두고 로이터와 인터뷰

"양국 관계는 전적으로 러시아에 달려…러 잘 판단해야"

"우크라 지원은 러-북한 군사협력 수준에 따라 결정될 것"

크렘린 "韓, 러에 적대적 입장…좋은 관계 구축 어려워"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한국과 북한 중 한쪽을 선택하라고 촉구한 가운데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 같은 접근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전적으로 러시아에 달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은 국제사회의 명백한 위협(menace)"이라며 "러시아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남북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지 현명하게 판단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무기 지원에 관해 묻는 말에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은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거래, 군사 기술 이전, 전략 물자 지원 등의 수준과 내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대북 제재 결의안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러시아가 불법적 군사협력에 관여하면서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경제 협력 문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러 군사 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뚜렷한 위협이자 중대한 도전"이라며 "러시아가 유엔 결의안을 위반하는 것은 한국과 러시아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같은 접근방식에 반대하며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응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된 논평 요청에 "우리는 지역 내 모든 국가, 즉 북한과 한국 모두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선호한다"면서도 한국을 겨냥해 "적대적인 입장을 보이는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구축하기에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하며 "오늘의 협정은 한쪽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협정은 또한 양국의 군사 분야 협력을 포함, 군사 기술 협력을 진전시키는 것을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이에 우려를 표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해 상호 군사,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하며 이를 규탄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는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러시아는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이 양국 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투 지역에 살상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매우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 또한 한국의 현 지도부를 기쁘지 않게 할 적절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늘 8일 출국해 10일부터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NATO 정상회의 참석할 예정이다. 이는 2022년 스페인 마드리드, 2023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이은 세 번째 참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