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인터뷰에서 의료검사 거부한 바이든 "트럼프와 토론 다시 할 것"

"개인 주치의 통해 매일 인지검사 실시"

"트럼프 계속 소리 질러 주의 분산 시켜"

일부 민주당 의원, 후보직 사퇴 공개 촉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직무 적합성을 증명하기 위한 의료검사를 거부하면서도 "심각한 상태의 징후는 없다"고 못박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방영된 ABC 인터뷰에서 "나는 매일 인지검사를 받는다. 개인 주치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검사를 받고 있으며 문제가 생기면 주저없이 말해준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2020년보다 더 약해지지 않았다"며 고령 리스크 우려 불식에 나섰다.

지난달 열린 대선 TV토론과 관련해서는 "일시적인 컨디션 저하에 따른 나쁜 에피소드일 뿐"이라며 "준비 과정에서 내 본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나쁜 밤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해가 자신을 더욱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질문에 답하고 있는데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도 트럼프가 계속 소리를 질러 제 주의를 분산시켰다"면서도 "트럼프를 탓하지 않겠다.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경선을 뒤집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위스콘신에서 열린 집회처럼 대규모의 활기찬 집회가 뒤집을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이 다른 상원 의원들과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하는 모임을 추진한다는 보도에 대해선 "그가 유일한 사람"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날 워싱턴 포스트는 익명을 요구한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상원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경선 사퇴를 요청할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당 상원의원들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워너 의원과 합의된 사항은 없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를 우려하는 상원 의원들은 충분히 많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가 TV토론을 제안한 데 대해선 "지금 약속한다. 분명히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자신이 민주당을 가장 잘 이끌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 대선 토론 참패로 흔들리는 지지 기반을 다잡기 위해 각종 공개 일정을 소화하면서 대선 완주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안팎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 촉구에 나섰다. 마우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지금 당장 가장 좋은 방법은 대통령이 내리는 결정"이라며 "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 국민의 말을 경청하고 그가 트럼프를 물리칠 수 있는 최선의 희망으로 남아 있는지 신중히 평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에 지역구를 둔 마이크 퀴글리 하원의원도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엄청난 감사의 빚을 지고 있다"라며 "이를 지킬 유일한 방법은 사퇴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