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률 20%에도 정부, 동해가스전 '시추 착수비’ 100억원 확보

향후 5년간 5번의 탐사 시추 진행 계획

내년부터 1000억원씩 5년간 순차 투자

정부,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 제도 활용

김동섭 "해외기업들 사업권 눈독 들여"

정부와 한국석유공사가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 중 한 곳을 골라 오는 12월 첫 시추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시추에 들어갈 100억원의 착수비를 확보했다.

16일 정부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는 첫 탐사 시추를 위한 착수금 성격의 예산 100여억원을 확보하고 노르웨이 시드릴사와 시추선 임대 등 용역 계약을 다수 체결됐다.

정부는 오는 12월부터 4개월간 약 1000억원을 투입해 7개의 유망구조 중 1곳에서 탐사 시추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착수비 성격의 100억원가량이 투입되며 나머지 900억원은 첫 탐사 시추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내년에 지급된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약 20%의 성공률을 근거로 향후 5년간 5번의 탐사 시추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추공 1개에 드는 비용은 약 1000억원으로 총 5000억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3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석유공사 지원을 위해 정부 출자와 더불어 '성공불융자'로 불리는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 제도 활용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성공불융자는 리스크가 큰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에 정부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사업이 실패하면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 성공하면 원리금 외에 특별 부담금을 추가로 징수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규모 해외 자원개발 실패 이후 정부는 공기업을 제외한 민간 기업에만 성공불융자를 진행해왔다.

문제는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정부 제출 자료를 검토한 뒤 투입 예산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예산 확보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앞서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지난 14일 에너지미래포럼에서 '성공률 20%'에 대해 "성공확률 이라는 게 학문적 용어다. 하나의 판단 포인트지 전체를 좌우하는 건 아니다"며 "우리가 안하겠다고 하면 해외기업들이 저가로 사업권을 사들여 시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세한 정보공개를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할지말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해외에 다 넘겨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