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 로이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스라엘 최고 관리들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0일 오후(현지시간) 채택한 미국 주도의 '3단계 휴전안'에 동의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전후 가자 계획을 수용하고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8번째 중동을 찾은 블링컨 장관은 카이로에서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후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만났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과 세계 다른 나라 지도자들은 가자지구에서의 즉각적인 휴전, 모든 인질의 석방, 가자지구로 가는 상당하고 지속적인 인도적 지원의 증가로 이어질 바이든 대통령의 포괄적 제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또 이 휴전안이 이스라엘의 북부 국경 안정화 가능성을 열고, 역내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촉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안보리 결의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마스는 이를 이행하기 위해 이스라엘과의 간접 협상에서 중재자들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이번 성명은 하마스가 발표한 것 중 가장 강력하다"면서도 "하마스는 완전한 주권을 누리는 독립된 팔레스타인 건설을 위해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는 아직 휴전안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AP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도 발표된 휴전안에 빠진 부분이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여전히 하마스를 제거할 것이라고 말하며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이 휴전안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을 내놓는다면 매우 좋을 것"이라며 "나는 이에 대해 우리 정부와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휴전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하고, 이를 제자리에 둬야 하며, 휴전을 하려면 나아갈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이 거론한 바이든 대통령의 '포괄적 제안'은 ▲ 6주간 완전한 정전·가자 인구 밀집지역서 이스라엘군 철수 및 일부 인질(여성, 노인, 부상자) 교환 ▲ 생존 인질 전원 교환과 가자 전역서 이스라엘군 철수 ▲ 가자지구 재건 시작과 사망 인질 시신 송환 등 3단계로 구성된 안이다.
AP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3단계 휴전 계획에 동의할지 여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유엔의 가장 강력한 기구가 이 결의안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어 양측 모두에게 추가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권 내 극우, 초정통 유대주의 정파는 그가 휴전안을 실행하면 정부를 전복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전날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전시 내각 핵심 구성원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의 진정한 승리를 막고 있다"며 전시 각료 사임을 선언했다.
이밖에도 이날 회동에서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종식 이후를 염두에 둔 장기적인 평화와 안보, 안정을 위한 노력의 중요성을 거론했다. 아울러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과 무력 충돌의 확전을 막는 일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