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로이터>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연구팀은 이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한 연구 논문을 통해 플라스틱 생산량이 1% 증가할 때마다 환경의 플라스틱 오염도 그에 상응하게 증가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비영리단체인 '더 5 자이어스 연구소'(The 5 GYRES Institute)의 연구 저자 중 한 명인 리사 어들은 "(플라스틱) 생산이 곧 오염"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84개국에서 국제 자원봉사자가 수거한 187만여 개의 각종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집하고 조사했다. 수집된 쓰레기의 대부분은 식품, 음료 및 담배 제품의 일회용 포장지였으며 이중 절반 정도만 브랜드를 식별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연구 참여자인 '스톡홀름 회복력 센터'의 프트리시아 빌라루비아-고메스는 "이것은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의 필요성을 매우 잘 보여준 것"이라면서 "누가 무엇을 생산하는지 알아야 책임을 지울 수 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의 브랜드 절반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재 다국적 기업 56개 회사의 책임이었고, 그중 25%는 5개 회사의 제품이었다. 기업별로는 코카콜라 제품이 11%로 가장 많았으며, 펩시콜라가 5%, 네슬레와 다농이 각각 3%,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이 2%로 뒤를 이었다.
'더 5 자이어스 연구소'의 플라스틱 오염 전문가이자 연구 저자인 마르쿠스 에릭센은 "업계는 개인에게 책임 지우는 것을 좋아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그들은 브랜드이고 상품을 포장하기 위해 플라스틱으로 된 일회성 용기를 사용하는 것은 그들의 선택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그것이 바로 쓰레기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인터뷰를 위해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 책임이 있는 회사와 접촉을 시도했다.
코카콜라 컴퍼니는 "우리는 우리가 판매하는 모든 음료가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올바른 방식으로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가디언에 "202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 포장 재활용과 2030년까지 재활용 포장재 50%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네슬레는 "지난 5년 동안 버진 플라스틱 사용량을 14.9% 줄였으며 전 세계에서 폐기물 수집과 재활용 계획 개발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 중 다수가 플라스틱 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개선하기 위해 자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플라스틱 생산량은 지난 2000년 이후 두 배로 증가했으며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9%에 불과했다.
다국적 기업의 자체 보고된 연간 플라스틱 포장 생산량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1500개 이상의 쓰레기 조사 데이터와 비교해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플라스틱 생산량이 1% 증가할 때마다 플라스틱 오염도 그에 상응한 1%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호주 연방 과학 산업 연구 기구의 해양 사회 생태학자인 연구 저자 캐시 윌스는 "실제로 이러한 일대일 증가 데이터를 보고 놀랐다"며 "과학을 통해 우리는 플라스틱 생산량을 제한해야 한다는 사실을 몇 번이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컬럼비아 대학의 환경공학자인 카르틱 찬드란 교수는 "새로운 데이터가 놀랍지만 1% 플라스틱 생산량이 1% 플라스틱 오염과 같다는 결과는 약간 비현실적이고 너무 단순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데이터 산출에 중국, 한국, 일본의 플라스틱 오염 상태는 고려하지 않았으며 진행 중인 재활용이나 청소 계획도 고려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 회원국들의 플라스틱 오염 대응 국제협약 체결을 위한 제4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4) 회의가 23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시작됐다.
회의에 일부 참여하고 있는 연구팀은 그들의 연구 결과가 긴급한 현안을 드러냈다면서 생산에 초점을 맞춘 세계적으로 구속력 있는 조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약 180여개국이 모여 협약의 초안 마련을 위해 회의는 오는 29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인 루이스 바야스 발디비에소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국가가 함께 모여 플라스틱 오염에 관해 국제적으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도구를 확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이 조약을 협상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세계는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오염이라는 삼중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앞서 두 사안에 대한 합의는 있지만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법률이나 국제적 합의는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