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자국민에 "레바논 즉시 떠나라"…이스라엘 '3면 전쟁' 직면하나

"현지 상황 빠르게 악화"…대피 위해 병력 700명 파견

"美, 이스라엘 레바논 침공에 따른 '통제불능' 우려"

NYT "이스라엘, 헤즈볼라 전의 꺾으려 공세 강화"

이스라엘이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내며 이틀간 레바논에 대규모 공습을 퍼부은 가운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자국민에게 레바논을 즉시 떠나라고 촉구했다.

2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이날 레바논의 자국민들에게 "우리는 비상 계획을 확대하고 있다"며 "즉시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영국 국방부는 이날 자국민 대피를 위해 키프로스에 700명 규모의 병력을 파견했으며 영군 공군 또한 비행기와 헬리콥터를 대기시켰다고 발표했다.

BBC는 관계자들을 인용, 영국이 이미 두 척의 영국 해군 함정(RFA 마운츠 베이호와 HMS 던컨호)을 포함해 레바논 인근에 전략 자원을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이틀간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 목표물 1600여곳 이상을 타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558명의 사망자와 183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는 2006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이래 최악의 인명피해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현지 상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으며 그 결과가 매우 참담하다"고 묘사했다.

존 힐리 영국 국방부 장관은 "우리는 더 이상의 비극적인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모든 당사자가 충돌에서 물러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며 "정부는 상황이 악화할 경우 영국 국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지역 내 확전을 우려, 이스라엘에 레바논 공습 자제를 촉구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전선의 중심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북부로 이동시키는 등 공격 의지를 거듭 드러내고 있다.

지난주 17~18일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대원의 호출기와 무전기를 레바논 전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폭발시켰으며 20일에는 베이루트를 공습, 이브라힘 아킬 최고 사령관과 아마드 아흐무드 와하비 사령관을 사살했다.

이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거듭 공언하며 전면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로 인한 통제 불능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를 인용 "이번 폭발 사건으로 이스라엘의 침공 레바논 가능성에 관한 미국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국방부 내에서는 상황이 통제 불가로 발전하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이스라엘의 공세 강화는 헤즈볼라의 전의를 꺾기 위한 일종의 '도박'(gamble)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하마스보다 월등한 전력을 지닌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에 당장 나서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같은 전략이 통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 이어 레바논 남부 등 3면에서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