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파트너 'SK하이닉스'….미국에 '패키징' 공장 건설

인공지능(AI) 반도체 최강자인 엔비디아에 HBM3E(고대역폭메모리 5세대)를 제공하는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에 패키징 공장을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약 4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패키징 기술은 반도체 제조에서 사용되는 첨단 기술로 여러 칩을 하나의 큰 기판 위에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특히 고성능 컴퓨팅과 대용량 데이터 센터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에서 유용하며, 칩 간의 물리적 거리를 최소화해 더 많은 데이터 전송과 낮은 전력 소비를 가능하게 한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2028년 말이면 이 공장이 가동할 수 있을 거라며, 일자리 800~1000개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 패키징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지만 결정은 아직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에 150억달러를 투자해 연구 개발 프로그램, 소재, 첨단 패키징 및 테스트 시설을 미국에 설립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 19일 SK하이닉스는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신제품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3월 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가 지난해 8월 HBM3E 개발을 알린 지 7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이다.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HBM3E는 HBM3의 확장 버전으로 분류된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AI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다중 연결하는 식으로 반도체 패키지가 구성돼야 한다.

따라서 AI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반도체 성능에 대한 요구 수준을 계속 높여가고 있으며, HBM3E는 이를 충족시켜 줄 현존 최적의 제품이 될 것으로 SK하이닉스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 21일 삼성전자 한진만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미주총괄(DSA) 부사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에 사진 두 장을 올리며 "젠슨 황 CEO가 삼성전자 부스에 들려, 자사의 HBM3E에 친필 서명을 남겨줘서 고맙다"고 밝혔다.

한 부사장이 올린 사진 가운데 하나에는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가 처음 공개한 HBM3E 12단 실물 제품에 황 '젠슨이 승인함(Jensen Approved)'이라고 쓴 것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