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매도 타이밍?”..투자자, 워런 버핏 주식 처분할까 전전긍긍

버핏, 작년 애플 지분 약 1% 처분해 9억500만주 보유

중국 시장서 내국산 스마트폰 선호로 애플 매출 급감

분석가 "수익 올린 버핏이 애플 지분 줄이면 주가 폭락"

분석가 "AI 기능 갖춘 아이폰 출시되면 슈퍼사이클 시작 "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애플 주가는 이전 거래일보다 0.59% 하락한 169.12달러로 마감해 6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연초 대비 약 12%가 빠지면서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대비 3520억 달러(약 468조 원)이 사라졌다.

이같은 애플의 주가 부진 배경으로 중국에서의 아이폰 수요 감소, 유럽 집행위원회 과징금, 인공지능 전략에 대한 우려 등 연이은 악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버핏이 애플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우려도 애플에 대한 부정적인 투자 심리를 주도하고 있다.

버핏은 오래전부터 애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2016년 처음 주식을 매입한 이후 버핏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의 비중은 늘 1위였다. 그러나 버핏은 지난해 4분기 애플 지분의 약 1%를 처분하면서 애플 보유 지분이 기존 6.9%에서 5.9%로 줄었다. 다만 애플 주식 매각 이후에도 9억 500만 주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버크셔 포트폴리오에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조던 클라인 미즈호 증권 분석가는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분을 더 줄이면 애플 주가는 곤두박질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클라인은 "버핏이 애플 투자로 상당한 수익을 올렸으며 최근 하락세를 감안할 때 버핏이 지금 당장 애플 주식을 매각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자신이 매각을 시작했다는 13-F 공시가 나오면 개인투자자들이 서둘러 빠져나가려고 하면서 애플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5월에 예정된 13-F 보고서에서 버핏이 애플을 처분한다고 공시하면 투자자들 역시 버핏의 움직임에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월가도 애플에 대해 점점 회의적으로 바뀌고 있다. 올해 첫 6주간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데다 야심차게 내놓은 비전 프로 헤드셋도 매출 성장에 기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월가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는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 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로젠블랫증권의 바튼 크로켓 선임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이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인상적인 AI 혁신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며 "새로운 AI 기능을 출시할 수 있다면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웨이브 캐피털 매니지먼트 최고전략가 리스 윌리엄스는 "삼성전자가 생성 AI폰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많이 얻고 있지만 애플은 그렇지 않아 추진 동력이 없기 때문에 뒤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반면 웨드부시에서는 애플에 대해 장기적으로 긍정적 입장을 유지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분석가는 "애플의 12개월 목표주가는 250달러로 상승여력이 있다"며 "지난 10년 간 애플은 많은 도전적인 시기를 겪어왔다. 앞으로 1~2분기 동안 이 시기를 잘 극복하면 밝은 날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이터 분석 및 투자업체인 멜리우스 리서치도 AI 기능을 갖춘 새 아이폰이 나오면 2025년에 슈퍼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