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트럼프, 첫 형사재판 3월 25일 시작…"정치적 보복" 반발

뉴욕 법원 재판 연기 요청 기각…절차 5~6주 소요

포르노 배우에 성추문 입막음용으로 13만달러 지급한 혐의

네 건의 형사기소 중 첫번째…美대통령 중 처음

유죄 판결 시 지지율에 영향…"대선 출마·취임은 가능"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사법 리스크'에 압박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된 첫 형사 재판이 오는 3월 25일 시작될 예정이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 추문 입막음 비용을 위법하게 지출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재판 절차가 내달 25일 시작된다고 밝혔다.

법원은 재판 절차에 5~6주가 소요될 예정이며 4월 말이나 5월 초에 재판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측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11월 대선 전까지 재판 연기를 요청했으나 이날 법원은 트럼프 측의 기각 요청을 거부하며 재판 시작 날짜를 고지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면한 형사 기소 중 열리는 첫 번째 재판이자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형사재판 사례다.

그는 1·6 의회 난입 사태, 2020년 대선 개입 의혹, 기밀문서 유출, 성 추문 입막음 의혹 등 총 91개의 범죄혐의로 네 건의 형사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번 재판은 77세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전 포르노 배우 스토미 다니엘스에게 지급된 13만 달러를 은폐하기 위해 사업 기록을 위조한 것을 포함해 34개의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트럼프 측 변호사 토드 블랑쉬는 이날 판사에게 "대선에 출마하는 중 재판을 받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반박했으나 후안 머천 판사는 "그것은 법적 주장이 아니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 밖에서 이번 재판이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대선에 출마해 잘 해내고 있지 않았다면, 그들은 이를 법원으로 가져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번 재판에서 유죄판결이 나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징역형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거나 취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례 없는 사법 리스크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내 그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의 강력한 지지층은 이 같은 기소가 부당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와 모닝컨설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죄 판결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약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진행된 조사에서 주요 경합 주 유권자 53%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향후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그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공화당 유권자 중 이같이 답한 비율은 23%였다.

2016년,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대 후보와 근소한 격차를 보인 것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결과는 그의 유죄판결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