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2024년 국세행정 운영방안' 발표
신규직원 월세 지원금 20만원 중반→30만원대
인사적체, 근속승진 기간 단축으로 해소
"직원 교육, 쌍방향 소통 등으로 일할 맛 나는 국세청 만들 것"
◆…김창기 국세청장이 지난 8일 세종시 국세청사 1층 기자실에서 올해 국세청 주요정책 추진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은 13일 이런 내용의 '2024년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잦은 직원 이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세청은 직원들의 복지 개선을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신규직원 관리는 김창기 국세청장이 취임 때부터 강조하는 부분이다. 신규직원들에 대한 임차료 지원도 이런 이유에서 나왔다.
국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국세청은 신규직원에 대해 월 20만원 중반대의 금액을 임차료 지원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다. 신규직원의 정확한 범위는 1~3년차 직원으로, 세우관(국세청 직원 숙소)에 들어가지 못한 직원이라면 누구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세청은 올해 신규직원들에 대한 지원금액을 확대하기로 했다. 금액은 월 30만원대까지 오를 예정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우관에 모든 직원들을 수용할 수 없어, 많은 직원들이 월세로 직장 근처에서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년마다 직장을 옮겨야 하는 국세청 직원의 특성상 한 곳에 정착하기 힘들어 월세를 많이 선택하는 편이다. 가뜩이나 월급이 적은 신규직원에 대한 월세 지원금을 늘려 직원들의 근무여건을 조금이라도 개선해 주려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임차합숙소 예산을 35억원에서 50억원으로 확대하고, 업무 관련 전문서적을 구입비용 지원금을 1인당 5만원에서 8만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또 직원들이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재충전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심리치유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결합한 힐링캠프 및 체육·문화활동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악성민원에 대한 대응을 위해선 공무원 안심번호를 전면 시행하고, CCTV·전자순찰시스템 등 안전설비 확충, 세무서 스피드게이트·전담경비인력 확대 등 직원 안전을 위한 여러 장치도 보강할 예정이다.
■ '압정 구조' 인사 적체.. 근속승진 단축으로 승부수 건다
피라미드 구조를 넘어 '압정 구조'라고 평가받는 국세청의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국세청이 근속승진 기간 단축을 추진한다. 근속승진은 장기간 같은 직급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어느 정도 근무했으면 상위직급에 결원이 없어도 승진 기회를 주겠다는 것.
현재 국세청 7급은 11년, 8급은 7년, 9급은 5년 6개월이 근속기간이다. 하지만 인사 문제는 국세청 단독으로 진행할 순 없기에 인사처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해 연말 근속승진 인사특례를 운영할 수 있는 특례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이를 통해 인사특례규정(대통령령)을 신설, 근속승진 심사대상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일선 업무에 대한 체계적 분석을 통해 직무의 책임성(직무영향·재량)·난이도(지식·기술·의사소통)에 상응하는 직급 조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미 작년에 부산청 감사관과 납보관을 4급에서 3급 또는 4급으로, 세무서 납보관을 6급에서 5급(14명)으로 상향 조정했다. 세무서 민원실 직원도 7급에서 6급(106명), 8급에서 7급(160명), 9급에서 8급(104명)으로 조정했다.
국세청은 올해 직원 교육과 훈련도 다양하게 전개할 예정이다. 특히 신규직원의 조기 적응을 위해 새내기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업무에 즉시 활용 가능한 마이크로 러닝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체험형 교육은 새내기 마음준비, 슬기로운 세무서 생활 체험, 선배와의 대화 등으로 구성된다. 마이크로 러닝은 5분 이내의 동영상 강의를 제공(예 : 납세담보에 의한 납부와 징수방법)하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국세청은 일선직원과 '쌍방향 소통'을 통해 현장의 업무량·처리절차를 진단하고 불필요한 일 버리기, 수동업무 자동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쌍방향 소통은 업무개선 게시판을 통해서 할 수 있고, 국세청장 현장방문 시 오프라인으로도 가능하다. 또 국세청은 현장 직원의 업무 성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BSC 평가지표 개정 전에 일선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절차를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 국세청은 청렴문화 활성화를 위해 청렴연수원(국민권익위 산하) 전문강사를 섭외해 MZ세대와 함께하는 청렴리더십 등 경력별·분야별 맞춤형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적극행정 마일리지 제도'를 통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업무지연·부실처리 등 중점 점검해 소극행정을 근절할 방침이다.
■ 조사기간 마음대로 연장하면 징계요구 대상
국세청은 납세자 권익보호를 위한 방안도 이번 국세행정 운영방안에 담았다.
우선 국세청은 조사 중 위법하거나 부당한 행위에 대한 납세자보호담당관의 징계요구 대상을 확대하고 조사팀 교체신청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사전에 안내할 예정이다. 현재는 금품이나 향응등을 요구할 경우 징계요구 대상에 포함되는데, 대상을 조사기간 임의연장 등 위법·부당한 행위 전방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조사 과정에서 적법절차 준수 여부 등을 납세자보호담당관이 직접 감독하는 세무조사 참관제도의 신청기한과 참관횟수를 확대한다. 납세자 신청기한은 조사종결 7일 전에서 3일 전까지, 참관횟수는 1회에서 2회로 늘어난다.
국선대리인 신청대상은 중소 개인납세자에서 영세법인까지 확대된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은 조세전문가 단체와 협의해 역량 있는 전문가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과세품질을 높이기 위해 불복 예상되는 고액쟁점은 사전심의를 의무화하고, 일관성 있는 과세를 위해 법령해석 기능을 통합(법규과·법무과→법규과)한다. 파급력이 큰 중요 패소사건은 관련 부서가 모두 참여해 후속 조치를 마련하고 주기적 이행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공익법인 관리와 관련해선, 세무경험이 부족한 중소 공익법인의 성실신고를 위해 주석표준안 시행, 출연재산 보고 및 결산 공시의무 통합신고시스템 구축할 예정이다. 주석 항목별 기재사항을 간략한 표 형태로 구성하고, 작성대상·방법·예시 등을 제공한다는 것.
또 공익법인 불성실에 대한 검증 강화를 위해 외부 회계감사의견 부적정, 특정계층 장학금 혜택 제공, 출연재산 의무지출 위반 등 신규 불성실 혐의 항목 발굴해 검증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