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금투세 토론 평행선…"증시 부양 우선" vs "시장 투명성·과세 형평성 개선"

유예팀 "우리 증시만 박스권…허약한 증시하 경제성장 불가능"
"유예 당시보다 증시 상황 악화, 투자자보호 제도 정비 미비"
"미국 증시로 이탈 가속화될 것…자본시장 선진화와 증시 부양 우선"

시행팀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 목적, 조세 리뉴얼"
"거래 비용 낮추고 우리 자본시장 매력도 높여"
"시장 신뢰와 예측 가능성 높여 시장 투명성 업그레이드"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열린 금융투자소득세 정책 토론회에서 금투세 '시행'과 '유예'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제하의 정책디베이트(토론회)에서 유예팀에서는 김현정 의원(팀장)과 이소영, 이연희 의원이 토론 참여자로 나섰고, 시행팀에서는 김영환 의원(팀장)과 김성환, 이강일 의원이 나섰다.

먼저 유예팀 기조발언에서 김현정 의원은 "2019년 600만명이었던 개인 투자자들이 4년 만에 1400만 명으로 폭증했다. 이중 상당수는 2030 청년세대로, 증시를 계층 이동 사다리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운을 뗐다.

김 의원은 "우리 증시의 현실은 지난 12일 기준 미국 증시가 평균 16%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15.6% 하락했다"며 "허약한 증시하에서는 청년 세대의 꿈도 우리 경제성장도 불가능하다. 금투세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보다 먼저 자본시장 선진화와 증시 부양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2020년 금투세 도입을 여야가 합의하고 지난해 1월 유예할 당시 조건은 '증시 상황 개선'과 금융투자자보호 제도 마련'이었다며 "지난 4년 동안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증시는 2021년 고점을 모두 회복하고 우상향하고 있다. 근데 우리 증시만 유독 고점의 3분의 1도 회복하지 못하고 지독한 박스권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유예 당시보다 증시 상황은 더 악화됐을 뿐만 아니라 투자자보호 제도 정비도 미비하다는 것이다.

이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증시 보유액이 2019년 11조에서 2023년 115조로 약 10배가량 증가했다"며 이미 심각한 증시자금 유출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 금투세마저 도입된다고 하면 비슷한 세율에 거래세도 없고 1년 이상 장기 투자에 대해 세제 혜택이 있는 선진시장인 미국 시장으로의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금융자산보다 부동산 자산이 더 높은 비정상적인 시장 구조에서 금투세 도입은 주식으로 중산층 진입을 꿈꾸는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세 저항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시 밸류업, 자본시장 선진화가 우선"이라며 "대한민국은 세계 10대의 경제 강국이지만 증시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지수에도 편입되지 못하고 여전히 신흥시장에 머물러 있다"며 "자본시장 선진화의 핵심은 불공정한 지배구조 개선과 개인투자자 보호"라고 강조했다.

유예팀의 이소영 의원은 '금투세가 개인에게 부과되는 개인별 과세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시행팀 주장에 "지금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세금 중 시장에 부과하는 세금이 존재하나. 다 개인 또는 법인에 부과된다. 개인에게 부과하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게 당연한 상식이고 전제"라고 반박했다.

이어 '거래세가 무차별적으로 수익이 나든 안 나든 부과되는 세금이므로 없애고 금투세로 넘어가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지금 금투세를 도입하면 거래세가 없어지나. 농특세라고 하는 거래세가 여전히 0.15%, 코스닥에 대해서는 증권거래세가 0.15%가 남는다. 거래세가 사라지는 것을 전제로 지금 얘기하시는 것이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 불투명성·불공정성 개선 주장에 대해서도 "국제적인 평가 기관 MSCI 같은 곳에서 15년 동안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던 것은 우리 주식시장의 불공정성이나 불투명성은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내용"이라며 "세금 양도세가 도입되지 않아서 우리 주식시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국제적인 평가 기관의 어떤 평가가 한 번이라도 있었나"고 지적했다.

또 대부분의 국가가 신규세제 도입 후에도 주가가 상승했다는 주장에 대해 "해당 국가 대부분이 증시 상승기에 양도세를 도입했다"며 "(증시) 침체기에 신규 세금을 도입하고도 부정적 영향이 없었던 사례가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제시되는 6개 해외 도입 사례에 대해서도 "대체로 모바일 투자는커녕 인터넷도 없던 시절의 해외 사례들이다. 지금은 핸드폰 몇 번만 만지면 대체 시장에 대한 투자가 가능한 상황이다. 증시 자금 유출이 과거보다 훨씬 더 용이해졌는데 과연 오늘날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들이 맞는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시행팀'은 증세 목적이 아닌 합리적인 세 체계를 만드는 게 금투세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환 의원은 "기본적으로 실제 투자자가 실현한 이익에 기반해서 개인별 담세력에 맞게 과세하는 소득세"라며 "본질적으로 투자활동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일관된 세율을 적용해 조세 중립성을 확보하고, 자본시장의 합리성과 형평성을 제고하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다가서는 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자본시장의 선진화가 목적이고 조세 리뉴얼이지, 새로운 증세 목적의 세금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하나의 도로에 지금 차선별로 다양한 통행료를 내고 있는 것인데, 이것을 바꾸면 하나의 도로에 한 차선에 손익통산과 손실 이월을 적용해서 대부분 비과세로 가고, 그 공제 한도를 넘어서는 차액 부분만 단일세율로 금융투자소득세 세율이 적용되도록 하는 세제 개편"이라고 했다.

또 "현행 간접세 체계의 거래세를 직접세 체계로 개편하는 소득세제 개편"이라며 "간접세는 이익 실현 여부와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과세하는 세체계이다. 지난해에도 거래세의 75%를 개인이 부담했다"며 "외국인이 볼 때도 이중과세 문제가 있는데, 금투세는 거래 비용을 낮추고 우리 자본시장 매력도를 높이도록 설계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에 대한 신뢰와 예측 가능성도 높여서 시장 투명성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큰 손의 자본 시장 이탈 주장에 대해 "반은 사실이 아니다. 외국인 투자자, 기관 투자자, 개인 투자자, 경영자, 개인 투자자 50억원 이상 대주주는 이미 기존이나 금투세 도입 이후나 변화가 없다"며 "근데 50억 미만 고액 투자자는 과세 체계로 끌어들이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서 연말에 주식 매도해서 주식 변동성을 야기하는 대상이기도 하다"며 "금투세가 도입되면 과세로 편입되고 시장 변동성이 없어지게 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시행팀 김성환 의원은 "한국 증시 체력이 약하므로 자본시장 선진화 제도를 도입해 증시를 부양한 후 금투세를 시행하자는 게 핵심 주장 같다"며 "한국 증시 체력이 왜 약하고 저평가 돼 있나. 한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매우 불투명하고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일반 주주에 대한 여러 보호장치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두 가지를 함께 해결하는 게 숙제"라며 "한 축은 금투세를 시행해야 하는 것이고, 다른 한 축은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의 충실의무를 확대하는 게 숙제다. 이게 선후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명성과 과세 형평성이 개선돼 충분히 시장을 예측할 수 있게 바뀌었는데, 금투세 도입되면 주가가 빠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건 맞지 않다"며 "대부분의 나라가 이미 금투세를 도입하고 있는데 금투세를 도입하고 있는 나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건 말이 안 맞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금투세 도입되면 한국 대형주에만 투자하는 해외 자본이 국내 다른 건강한 중소형주에도 투자할 것"이라며 "한국 주식시장이 불공정하다고 해외에 나가 있는 개미들도 돌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제일 금투세가 불편한 사람은 김건희 여사와 그 주가조작 세력들"이라며 "금투세가 도입됐으면 주가조작으로 걸리지 않았더라도 6억 원가량의 소득세를 냈어야 할 것"이라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과정에서 91명의 차명계좌, 계좌 수로는 157개의 차명계좌가 동원돼 만약 금투세가 도입되면 차명계좌 거래가 불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예팀의 이연희 의원은 "결국 주식은 수익성을 쫓는 자본이라 수익성 중심으로 가는 것이지 소득세를 20%, 25% 매기게 되면 수익성이 악화되므로 수익이 더 나는 미국 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이탈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금투세가 주가조작 방지세라는 건 논리비약이 과하신 것 같다"며 "주가조작의 문제는 금투세 찬반과 전혀 무관한 논점이다. 모든 거래 자료는 이미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 있다. 이상징후가 있는 관리종목으로 돼 있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해 감시하면 된다. 소득 자료를 가지고 주가 조작이 어떻게 예방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시세 조종 중 중요한 수법 중 하나가 자전거래인데 거래세가 없어지게 되면 자전거래가 더 횡행하게 될 것 아닌가. 오히려 주가 조작을 더 방치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실제로 손실이 나거나 거래로 인해서 모든 세금을 개인들이 75%를 부담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거래세 개혁은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당내 의견을 수렴해 금투세 시행 및 유예와 관련한 최종 당론을 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