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속 세계전도에 대만 별도 국가처럼 표시
◆…선양공항서 억류됐던 한국인이 소지한 다이어리와 같은 종류 다이어리 속 지도. 사진=연합뉴스
중국 세관 당국이 가방에 있던 수첩 속 대만 표기 지도를 문제 삼아 한국인 사업가를 현지 공항에 억류시킨 것으로 알려져 외교부가 경위를 파악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이런 사례는 처음 본다"면서 "주선양 총영사관에서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먼저 밝혔고 (외교부도)경위 파악 후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앞서 지난 24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편으로 중국 랴오닝성 선양 타오셴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사업가 A씨는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중국 세관 당국에 억류됐다.
현지 세관원들은 A씨의 수첩에 부착된 세계전도에 대만이 별도의 국가처럼 표시돼 있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해당 지도에는 대만을 별도 국가처럼 굵은 글씨체로, 제1 도시 타이베이는 붉은색 글씨로 인쇄돼 있었다.
중국은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인식할 수 있게 제작된 지도의 유통이나 통관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세관원들은 "대만을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별개의 국가인 것처럼, 타이베이는 다른 국가들의 수도와 동일하게 표기했다"며 "중국의 한 개 성(省)인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선양 교민들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전화로 연락했고 세관원들은 한 시간정도 지난 뒤 A씨를 풀어줬다. 다만 이들은 수첩에서 해당 지도를 뜯어낸 뒤 물품 보관증을 써주며 "귀국할 때 찾아가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SBS뉴스에 "중국 사람들 한국 들어올 때 중국 지도에 동해하고 독도 표시 잘못한 건 전부 다 잡아야겠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선양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현재 경위를 파악 중이며 A씨에 대한 중국 세관 당국의 조치가 과도한 것으로 확인되면 재발 방지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