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충전, 테슬라 방식으로 통일…현대차도 내년부터 적용

백악관 “충전 커넥터 표준화 위한 업계 노력 지지”

미국 자동차기술 연구자들의 대표 단체가 테슬라 충전 커넥터(연결기기) 제조 기술을 미 전역에서 표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 자동차공학회(SAE International)는 이날 북미 전역의 전기차 운전자들의 충전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커넥터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표준(SAE J3400TM)에 대한 기술정보보고서(TIR)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NACS 커넥터는 미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개발한 방식이다. 미국 자동차공학회는 지난 6월 NACS에 대한 기술 표준을 설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6개월 만에 기술정보보고서를 완성했다.

이 단체는 북미 전역의 전기차·충전소 제조·공급업체가 NACS 표준 커넥터를 제조·배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 이번 보고서가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미국 표준은 CCS(Combined Charging System) 방식이었지만, 지난 5월부터 포드가 테슬라의 NACS 방식을 채택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대거 합류하면서 NACS를 표준화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자동차공학회의 이번 NACS 기술 표준화로 이 충전 커넥터를 제조·보급하는 과정에서 테슬라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에 NACS 충전구를 적용하는 자동차 업체가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백악관도 이런 흐름을 지지했다. 백악관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미국의 모든 전기차에 테슬라식 충전 커넥터를 표준화하려는 자동차 업계의 노력에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ABC 방송은 전했다.

2021년 11월 발효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당적 인프라 법은 1조2000억 달러(약 1561조 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75억 달러는 전기차 충전소 구축에 배정됐다.

앞서 미 연방도로청(FHA)은 CCS 커넥터를 필수로 갖추게 하는 연방 보조금 지원 충전소 요건을 확립하면서 NACS 커넥터도 추가로 탑재하는 것을 허용한 바 있다.

ABC는 "2023년 미국에서 기록적으로 100만 대 이상의 전기차가 판매됐지만 그 속도는 여전히 중국이나 독일과 같은 나라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며 "충전 인프라에 대한 낮은 접근성이 전기차 판매에 주요 걸림돌이 됐다"고 전했다.

현재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인 테슬라는 최대 규모의 고속 충전기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테슬라 전용 충전소인 '슈퍼차저'의 상당수가 이동량이 많은 주요 노선에 위치해 있는 반면 다른 전기차는 충전소가 드물다.

ABC는 "백악관과 자동차 업계, 기타 이해관계자들이 이 방식을 채택하기 위해 노력함에 따라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며 "이날 발표는 올해 업계 전반에 걸쳐 이미 일어난 일을 공식화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운송수단 탈탄소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차그룹도 내년 4분기부터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전기차에 NACS 충전구를 장착하겠다고 지난 10월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도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있는 테슬라 충전소 1만2000기와 그밖에 NACS 커넥터를 사용하는 모든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