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2위 석유사 BP도 홍해 운항 중단…물류대란 확산

세계 최대 운송회사들, 희망봉으로 우회…보험료 인상

홍해,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무역량 12% 차지

"다른 해운 기업도 운송 전환할 경우 유가 상승할 수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의 여파로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가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운송회사들에 이어 세계 2위 석유사 BP도 홍해 운항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물류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영국 석유사 BP는 이날 예멘 후티 반군 공격에 따른 지역 내 안보 상황을 우려하며 홍해를 통한 모든 석유 운송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BP는 "진행 중인 검토를 통해 예방적 일시 중단을 유지하고 해당 지역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다른 대형 석유회사들이 이를 따를 경우 유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78.44달러까지 올랐다.

유라시아 그룹의 석유 분석가 그레고리 브루는 "현재로서는 그 영향이 얼마나 클지 불분명하다"라면서도 "더 많은 해운 회사가 운송을 전환하고 중단이 1~2주 지속되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해는 석유, 액화천연가스, 소비재 운송을 위한 세계에서 중요한 경로 중 하나다.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무역량의 12%를 차지한다.

S&P글로벌마켓인텔레전스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와 걸프만에서 유럽, 중동, 북아프리카로 수입되는 상품의 약 15%, 해당 경로를 통해 운송되고 있다. 여기에는 정제유 21.5%, 원유 13%도 포함된다.

후티 반군의 공격에 따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주요 운송 회사들도 수에즈 운하를 피해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경로를 택하고 있다. 전날 수에즈운하관리청은 성명을 통해 "지난달 19일 이후 희망봉으로 우회한 선박은 모두 55척이며 2천128척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다"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운송 회사인 MSC와 세계 2위 해운그룹인 덴마크의 머스크, 3위인 프랑스 해운사 CMA CGM, 5위 독일 하팍로이드 또한 희망봉을 돌아가는 항로를 택했다고 발표했다. CMA CGM은 "상황이 악화하며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수에즈 운하가 아닌 희망봉을 우회할 시 유럽과 아시아 항로는 무려 9,000km 늘어나며 이에 따른 운행 시간도 7~10일 추가된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따른 전쟁 위험 보험료도 인상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