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투자 자문관 사칭 사기로 200억원 편취
게이오대 출신 의사 행세하며 언론에 칼럼 기고
로펌 부동산 자문위원 행세하며 방송에도 출연
◆…사진=JTBC뉴스 캡처
의사, 부동산 전문가, 유엔 NGO이사 등 수시로 신분을 속이며 200억원대 사기행각을 벌인 한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2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자유치 자문관으로 사칭한 40대 남성 서모씨는 강남 소재 아파트를 낮은 가격으로 특별 공급받을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아 구속 기소됐다.
서씨는 본인을 LH 투자유치 자문관으로 속인 뒤 2021년 4월부터 지난 6월까지 피해자 약 100명을 상대로 수수료 2억원을 주면 30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7억원에 살 수 있다고 접근해 계약금 등 명목으로 20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서씨는 편취한 돈으로 월세 아파트를 임차한 뒤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잠시 제공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서씨는 LH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1인당 1억원에서 10억원까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중에는 부동산 중개업자와 공직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의 사기 행각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일본 게이오대 최연소 교수이자 정신과를 전공했다며 의사 행세를 한 서씨는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고 심지어 칼럼 기고까지 했지만 결국 2016년 거짓이 들통났다. 서씨는 해당 칼럼을 실었던 매체에 "반성한다. 기사를 내려달라"고 사정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후 얼마 뒤엔 로펌의 부동산 자문위원으로 행세하며 방송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해당 로펌 측은 "처음 듣는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진=JTBC뉴스 캡처
현재 서씨는 구속 상태다. 그의 휴대전화 프로필에는 '뉴욕 유엔 해외 출장 중'이라는 글과 함께 'UN경제사회이사 NGO' 활동 사진을 올려놓았다. 외교부에 확인 결과 그런 직함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서씨의 진짜 직업이 밝혀진 것은 판결문을 통해서다. 서씨는 지난해 9월에도 LH투자자문관을 사칭해 7000여만원을 챙겨 법정에 섰다. 당시 판결문에는 "동대문에서 의류제작업자로 일하며 상인들에게 5000여만 원의 사기를 쳤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서 씨는 변호인을 통해 "LH 자문관이 아닌 지자체 자문관을 사칭한 건 인정하지만 주범은 따로 있다"며 "로펌 자문위원은 법인이 만들어 준 것이고 유엔 NGO이사는 외교부가 아닌 유엔에서 확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