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충돌' 中·日, 오늘 美서 정상회담…"건설적·안정적 관계 구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한다고 일본 정부가 발표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중·일 회담은 두 정상이 15일 개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계기로 개최된다.

NHK는 "중·일 정상이 대면 회담을 하는 것은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 이후 1년만"이라며 이번 회담의 목적은 "공통의 과제에 대해 협력하고 미래 지향적인 의사소통을 이어 나가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회담에서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오키나와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서의 해양 활동, 대만 문제, 반도체 재료 수출 규제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며, 구체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지가 초점이라고 NHK는 설명했다.

NHK는 "중국은 양국 관계의 발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지만, 대만 정세에는 일본이 관여하지 않도록 강하게 견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만 문제에 있어 중국은 한 걸음도 양보할 수 없는 자국의 '핵심적 이익'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시 주석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이고, 대만 무장을 중단하며, 중국의 평화적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NHK는 부연했다.

NHK는 이어 "현재 중국은 대만 정세를 '내정 문제'라고 보고 있다"면서 "이번 중일 정상회담에서도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고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의 일로, 어떠한 외부 세력 간섭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은 여전히 처리수를 '핵오염수'라 부르고 있으며, 올해 8월부터 시행해 온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한 조치를 철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NHK는 전했다.

또한 중국은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5주년 기념을 근거로 양국의 경제 관계를 강화해 일본 기업의 중국 투자를 장려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덧붙였다.

앞서 일본 언론은 중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협력을 강조한 '전략적 호혜관계'를 재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한 바 있다.

전략적 호혜관계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2006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것으로, 양국은 2008년 전략적 호혜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물론 세계에서 평화·안정·발전에 큰 영향력을 가졌으며 책임이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쌍방이 오랫동안 평화와 우호를 위해 협력하는 것이 유일한 선택이라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