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수출 제재에도, 中 반도체 장비 수입 여전해"

중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막기 위한 미국의 수출제재에도 중국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미국 반도체 장비를 수입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하원 양당 합동의 중국문제특별위원회가 공개한 741쪽 분량의 보고서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대중 수출 제재 대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수출 제재는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14나노미터 이하의 첨단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장비를 수입하지 못하게 했다.

보고서는 "수입업체가 구형 생산 라인에서 사용 중이라고 주장하면 해당 장비를 구매할 수 있는 경우가 많고, 최종 사용 검사 능력이 제한돼 해당 장비가 첨단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지 않는지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견은 수출 규제에도 중국 통신 대기업 화웨이가 어떻게 중국 반도체 제조사 SMIC에서 메이트 60 프로 스마트폰에서 쓰인 첨단 7나노미터 칩을 생산할 수 있었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화웨이와 SMIC는 2019년과 2020년에 무역 제한 목록에 추가되었는데, 이는 미국 공급업체가 특정 기술을 이들 기업에 공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

중국 전문가들은 SMIC가 지난해 10월 이전에 수입한 장비로 해당 반도체를 만들었거나 미국 아닌 다른 나라에서 장비를 얻었을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미국은 세계적 반도체 장비 제조국인 일본과 네덜란드도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지 않도록 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미국의 지난해 10월 규정과 일본과 네덜란드가 각각 올해 7월과 9월에 비슷한 조처를 하는 사이의 시차를 이용해 장비를 비축했다고 보고서가 자세히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1~8월까지 32억달러 상당의 반도체 장비를 네덜란드에서 수입했다. 이는 일 년 전 같은 기간 17억 달러 대비 96.1% 급증한 수치다. 또한 같은 기간 중국이 전 세계 국가로부터 사들인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총 138억달러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