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정훈 "보수 정당의 총선 승리? 강남에서 한강 다시 넘어가야"

"빚진 마음으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김대중, 노무현의 민주당이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과 같은가"

"'질서 있는 변화'를 만드는 정치를 하겠다"

"'보수=영남강남=기득권=부자' 프레임 깨야"

거대 양당의 파워게임 속에서 인물 중심 정치를 벗어나 의제 중심 정치를 지향하며 '좌도 우도 아닌 앞으로' 나아가는 정치가 목표라고 밝혀왔던 시대전환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앞두고 있다.

조세일보는 시대전환이,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내년 총선(마포갑)에 출마하는 조 의원의 각오를 듣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 의원은 "김대중의 민주당, 노무현의 민주당이 과연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과 같은가. 집단주의, 내로남불, 선동정치로 개혁의 공간이 전혀 없는 게 민주당의 현실"이라며 "보수 정당이 이기려면 강남에서 강북으로 한강을 다시 넘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 의원과의 일문일답. ▲ 빚진 마음으로 돌아왔다. 저를 보여주는 세계은행 입사, 최연소 간부라는 이력들이 사실 우리 사회가 준 기회를 어쩌면 쏙쏙 빼먹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제사회에서 좋은 경험을 갖게 된 것도, 나름대로 좋은 대우를 받게 된 것도, 사실 조국 대한민국이 저에게 준 기회였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2012년~2014년 세계은행 재임 시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중재를 맡아 방탄차를 타고 전쟁 속을 오가면서 조국을 위해 남은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어떤 방법으로 빚진 마음을 갚을 수 있을까 고민했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다만, 정치는 15년만 할 생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모두 정치를 15년 하셨다. 한 인간에게 사회가 15년의 기회를 주는 것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조정훈과 시대전환의 정치 생명을 건 결정' 시대전환과 국민의힘의 합당 소식이 알려진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당초 합당 시기는 한 달 내외라고 전망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 지금은 합당에 대한 절차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시대전환은 11월 6일에 전당대회를 열어 의결은 한다. 국민의힘과 유사한 절차를 거치고, 각 당의 수임기구가 만나 최종 합당을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11월 말이면 가능할 것이다.

지금 시점에 왜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 인지, 앞으로의 계획은?

▲ 만일 민주당으로 갔으면 이런 논란 없었을 것이다. 민주당이 원하는 특검법 통과시켜주고 커리어 관리를 했으면 공천 한 자리 받아 의정활동을 이어가는 게 가장 쉬웠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제가 생각하는 민주당이 아니다. 김대중의 민주당, 노무현의 민주당이 과연 이재명의 민주당과 같은가. 이재명 대표 체제는 더 공고해졌고 집단주의, 내로남불, 선동정치로 개혁의 공간이 전혀 없는 게 민주당의 현실이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개혁의 의지가 있다. 국민의힘이란 보수 정당이 '질서'를 표방했다면, 저는 그 안에서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다. '질서 있는 변화'를 만드는 정치를 하겠다.

야당으로서의 한계, 소수정당에서의 주장은 있었지만 실천할 힘은 없었다. 87년 운동권에 멈춰있는 민주당을 대체할,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국민의힘을 만들어가겠다.

이용호 의원, 비례대표 최승재 의원 등이 노리고 있는 서울 마포갑으로 출마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좌도 우도 아닌 앞으로'라는 플래카드의 의미는?

▲ 먼저, 제가 국민의힘하고 함께 하게 된다면, 반드시 시너지가 생겨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1더하기1이 2가 아니라, 3 이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분란을 만들면 안 된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있거나 당협위원장이 있는 지역은 안 가야 한다고 마음 먹었다. 마지막으로 한강 이남이 아니라, 한강을 건너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보수하면 영남강남-기득권-부자 라는 프레임이 있는데 상징적으로 이걸 깰 수 있는 지역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에는 '좌도 우도 아닌 앞으로'에서 '좌와 우를 넘어 앞으로'로 바꿨다. 좌의 개혁과 우의 질서가 함께 가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과거에 매몰되어 있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정치를 하겠다.

국민의힘 '김기현 2기'를 두고 총선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많은데 어떻게 보는지, 돌파구는 무엇?

▲ '보수=영남강남=기득권=부자'라는 프레임을 깨야 한다. 그래서 다시 한강을 건너야 한다. 계란 노른자를 나눠야 한다. 보수가 집권했더니 중산층이 넉넉해지고 서민 복지가 좋아졌다는 얘기가 국민들에게서 나와야 한다. 대변인이 아무리 자랑해도 소용없다. 평가는 정치권이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한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비롯한 12명의 혁신위원들이 본격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어떻게 보나.

▲ 혁신위의 제일 첫 번째 임무는 분위기 반전이다. 지지율 하락을 멈추게 할 수 있다면 역량을 다했다 생각한다. 또한 혁신위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통합이라고 본다.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국민의힘이 마음을 하나로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감한 혁신안이 나온다면 분열이 극대화될 거라 생각한다. 혁신적인 공천룰과 신인 발굴 기회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최우선 과제는 통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워딩에 이전과는 다른 '공감' '소통' '반성' 등의 단어가 등장하고 있는데 어떤 변화를 느끼는지.

▲ 결국 답은 현장에 있다. 답은 국민에게 있다. 정치의 목적도 국민이고, 정치의 결과도 국민이다. 지금 우리 국민이 가장 아파하는 곳이 어디일까. 우리 경제가 위기라는 데 과연 급소는 어디일까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빨리 내놓아야한다. 책임 여당은 최대한 귀를 크게 열고 들어야 한다. 변화의 시작은 그 지점에서 일어날 것이다.

이번 총선에 임하는 각오는?

▲ 정치는 결과 책임이다. 보수 진영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지, 아니면 내부 총질·갈등의 원인이 되는지 딱 1년만 시간을 주시면 증명해 드리겠다.

11월 합당하고 총선을 지나면서 조정훈의 정치가 확장하는 정치인지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지 지켜봐 달라. 나도 정치 생명을 걸고 하는 것이다. 생명도 하나지만, 정치 생명도 하나다. 나도 살고 싶다. 보수 정당이 이기려면 강남에서 (강북으로) 한강을 다시 넘어야 한다. 혼자 넘어가면 절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