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유용·회계부정·부당내부거래 혐의
적발땐 稅추징…3년간 사후관리 대상
◆…출연받은 부동산을 특수관계법인에 시세보다 저가로 임대하고 이사장 일가가 소유한 법인에 건물관리 용역수수료를 과다 지급한 사례.(자료 국세청)
국세청은 이처럼 출연받은 재산을 특수관계인에게 혜택을 주는 등 세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공익법인 37곳에 대해 검증을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8개의 공익법인은 출연재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또 다른 8개는 변칙적인 회계처리 등을 통해 공익법인 자금을 부당하게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15개의 법인은 부당한 내부거래, 8개 법인은 출연재산 3년 이내 미사용·법인세 과소신고 등 세법을 위반한 것으로 국세청은 보고 있다.
국세청이 밝힌 사례를 보면, 사주 일가는 B공익법인에 토지 등을 기부(출연)했다. 공익 목적으로 기부받은 부동산이었는데, 그 중 상당한 면적에 사주 일가를 위한 사적시설을 건축해서 무사용으로 사용했다. 이러한 시설을 짓는 비용을 공익법인 자금으로 부당하게 지출했다고 국세청은 의심했다.
◆…이사장 일가가 출연한 부동산에 공익법인 자금을 사용해서 사주 일가의 사적 시설을 건축하고 무상으로 사용한 사례.(자료 국세청)
C공익법인은 기부받은 재산(기부금)으로 다수의 고가 골프회원권을 사들였다. 주무관청에 '임직원 복리증진용'으로 신고했으나, 실제로는 이사장 등 특정인이 사용했다. 공익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이다.
공익법인의 정관에는 '수혜자의 출생지, 출신학교, 근무처 등에 의해 공익 수혜의 차별을 두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어긴 곳도 있었다. D공익법인은 이사장이 대표인 영리법인으로부터 고액을 기부받아 예금이자와 부동산 임대수입으로 공익사업을 운영했다. 그런데 정관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이사장이 대표인 영리법인과 계열기업의 임직원 자녀에게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올 상반기 검증했더니…77곳 적발
현재 지방국세청 내 '공익법인 전담팀'은 불성실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세법위반 여부 검증 등 사후관리를 엄정하게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부턴 지정추천·신고·사후관리까지 국세청의 공익법인 통합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올해 상반기 검증을 실시했고, 그 결과 출연재산을 공익목적 외에 사용한 법인은 53개였다. 위반금액은 155억원(예상세액)이다. 출연재산 미보고, 전용계좌 사용의무 위반, 기부금 수입 누락 등 공시의무를 위반한 24개 법인도 적발(위반금액 318억원)했다. 국세청은 세법 위반 사항에 대해선 관련 세금을 추징하고, 사적유용·회계부정이 확인된 법인은 3년간 사후관리를 할 예정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법을 몰라서 의무를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규 공익법인에 대한 세법 교육을 실시하고, 주요 세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성실신고 사전 안내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