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벤처투자 42% 감소...고금리 부담에 펀드출자도 줄어

2021~2022년 코로나 유동성 확대로 이례적 급증

비대면·바이오 집중됐던 투자 쏠림 완화

주요 선진국도 코로나 전후로 실적 동조화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이 4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유동성 확대에 따른 기저효과(base effect)일 뿐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을 11일 발표했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4조4447억원, 펀드결성액은 4조591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각각 41.9%, 47.2% 감소했다.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2021년(6조5725억원), 2022년(7조6442억원)보다는 적었으나 2019년(3조5501억원), 2020년(3조1710억원) 수준을 웃돌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42% 감소했으나 2019년, 2020년과 비교하면 25%, 40%씩 증가했다"며 "전세계 주요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유동성을 확대하면서 벤처투자가 이례적으로 급증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펀드결성액 역시 2021년(5조8853억원), 2022년(8조6961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2019년(3조3939억원), 2020년(2조2432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벤처펀드에 대한 정책금융(-38.7%)과 민간부문(-48.4%) 출자액 모두 1년 전보다 감소했다. 이는 고금리로 인한 출자 부담이 지속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달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사업 선정이 완료됐고 10월에는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으로 선정된 조합의 결성이 완료될 예정"이라며 "하반기에 벤처투자조합 결성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15년간의 벤처투자 추세를 함께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실적은 장기 추세를 회복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고금리 및 안전자산 선호가 지속되고 있고, 벤처투자 시장의 방향성을 단언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연초보다는 나아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2021~2022년에는 유동성 확대로 투자액이 이례적으로 급증했지만 예년(2019~2020년)보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전년에 이례적으로 급증한 투자액이 비대면·바이오 등 일부 분야에 집중됐으나 올해 들어 업종별 투자 편중은 완화됐다.

또 정부는 미국, 일본, 이스라엘 등 주요 선진국의 지난 5년간 (2018~2022년) 벤처투자 실적을 병행 분석했다.

이들 국가 역시 코로나19 이후 2021년과 2022년에 공통적으로 투자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시점 전후로 국가별 벤처투자 실적이 서로 동조화되고 있는 점도 확인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혁신성장은 이번 정부의 중요한 국정운영 방향인 만큼, 4월 중기부와 합동 발표한 방안과 같이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지원과 제도개선 등 필요한 조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올해 들어 업종별 투자비중이 이전보다 완화되면서 전체 투자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며 "향후에도 민간 벤처모펀드 결성 지원, 스타트업코리아 종합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회복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