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곡물협정 만기 2주 앞으로…유엔, 식량안보 위협에 "우려"

“식량 안보와 개발도상국에 매우 중요…협정 지속 위해 노력할 것”

오는 17일 만기…러 “더 이상 협정 재개할 근거 없어”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재차 밝히고 있는 가운데 협정 만기일이 2주 가량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엔(UN)이 식량 안보 위협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 무역개발기구(UNCTAD)의 레베카 그린스팬 대표는 5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협정이 식량 안보와 남반구 개발도상국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협정 문제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유엔은 협정의 지속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이 막혀 전 세계 곡물 가격이 폭등하자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지난해 7월 체결된 협정이다.

당초 120일 기한이었던 협정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 60일씩 연장됐으며 지난 5월 만기를 하루 앞두고 2개월 연장됐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이 항구 승인을 제한하는 등 규정을 위반하면서 사실상 협정이 무효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4일에도 러시아 외무부는 "더 이상 흑해곡물협정을 지속할 근거가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흑해는 우크라이나 곡물 대부분이 운송되는 핵심 해상 수출로다. 해마다 4,500만 톤의 곡물을 공급하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로가 차단된다는 것은 국제 곡물 시장에 큰 위협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복귀 등을 협상카드로 내세우며 흑해곡물협정 파기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서방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를 SWIFT에서 퇴출시켰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피브데니 항을 통과하는 암모니아 파이프라인 송출 재개와 로스셀호스방크의 SWIFT 복귀 등의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시 흑해곡물협정이 만기 되는 오는 7월 17일 재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한편 EU는 지난 3일 러시아 농업은행인 로스헬호스방크에서 자회사를 만들어 국제 금융 네트워크에 연결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러시아는 "의도적으로 실행 불가능하다"고 거절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