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뒷돈 상장' 코인원 전 직원·브로커 "혐의 인정"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상장을 청탁하며 뒷돈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장 브로커 고모(44) 씨와 코인원 전 상장 담당 이사 전모(41) 씨가 혐의를 인정했다.

고씨와 전씨 측 변호인은 2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김정기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기본적으로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나 증거기록 열람이 모두 이뤄지지 않아 검토 후에 최종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코인원 전 팀장 김모(31) 씨와 또 다른 브로커 황모(38) 씨 측 변호인은 증거기록 열람을 마치지 못했다며 다음에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들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국내에서 발행된 각종 코인의 상장을 청탁하고 대가를 주고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고씨는 국내에서 발행된 코인을 코인원에 상장해 달라고 청탁하며 대가를 건넨 혐의(배임증재)를 받는다. 전씨에게 3억3천만원 상당의 코인과 현금을, 김씨에게 5억8천만원 상당의 코인과 현금을 각각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인원 이사였던 전씨는 고씨와 황씨로부터 코인 상장을 대가로 총 19억2천만원 상당의 코인과 현금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를 받는다. 이와 함께 자신이 상장시키려는 코인이 시세조작 업체와 계약을 맺은 사실을 알면서도 상장시켜줌으로써 거래소의 정당한 거래 지원과 심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도 있다.

코인원 팀장이었던 김씨는 고씨로부터 6억원, 황씨로부터 4억4천만원 등 총 10억4천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업무방해)를 받는다.

황씨는 코인 상장을 청탁하며 전씨에게 15억9천만원, 김씨에게 4억4천만원 상당의 코인을 각각 건넨 혐의(배임증재)를 받는다.

이들의 다음 재판은 6월 15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