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韓, 우크라이나에 포탄 수십만 발 지원중"

WSJ 보도에 美국무 대변인 "비공개 외교 내용은 비공개 유지할 것"

한국이 수십 만 발의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는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WSJ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수십만 발의 포탄을 이전하고 있으며, 한국의 포탄 지원으로 미 정부는 살상력이 높은 '집속탄'에 대한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을 다소 미룰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관리들이 "한국의 지원으로 러시아군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계획된 공세가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WSJ은 지난해 11월 포탄 지원을 약속했다가 망설이던 한국 정부가 포탄 재고가 부족해진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 요청에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밀 합의에 따르면 한국이 미국에 포탄을 지원하고, 미국은 이들을 다시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미 백악관과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한 언급을 피했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미 국방부가 포탄이 우크라이나로 어떻게 보내지는지 지원 종료 시점이 언제인지 대해 밝히기를 거부했으나, 한국으로부터 포탄을 구매하는 협의가 있었음은 인정했다고 밝혔다.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 중'이라는 24일 자 WSJ 보도 내용을 확인해 달라는 질문에 "평소처럼 비공개 외교 대화 내용은 비공개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우리에게 최우선 과제였다"면서도 "특정 나라와의 대화 내용을 언급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에 200만 발 이상의 포탄을 지원해온 미국은 재고가 부족해지자 독일, 이스라엘, 쿠웨이트, 한국 등 전 세계 곳곳에 비축된 포탄으로 지원했다.

한국 당국은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이 우크라이나에 비살상 물품 지원만 한다는 정책에 위배될 것과 동맹의 요구를 거절하는 것을 동시에 우려해왔다. 미국도 우크라이나의 집속탄 지원 요구에 일부 의원들과 군 당국자들은 이에 동의했지만 백악관과 국무부는 국제적 비난을 의식해 반대했다.

인권단체들은 집속탄이 전쟁이 끝난 뒤에도 민간인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2010년 전 세계 110개국 이상이 집속탄 금지 협약에 가입했다. 그러나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은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