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위산업전략포럼
EU 전문매체 유렉티브는 EU 고위관리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전달하는 것을 꺼리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라며 "오는 22일 한국을 방문할 미셸 유럽 이사회 의장과 우르술라 폰데어 레이엔 집행위원장 방한 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에 직접 탄약을 보내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관리는 이어 "한국에 오랫동안 요구한 탄약과 기타 군사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직접 보내는 것을 거부하는 것과 관련, "더 적극적(강압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첨언한 것으로 덧붙였다.
지난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가 남동부에서 러시아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면서 탄약 문제는 상당한 관심거리로 등장했고 이에 우크라이나를 돕는 유럽 국가들은 탄약 생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브뤼셀 자유 대학(VUB)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Ramon Pacheco Pardo) 안보외교 전략 센터장은 매체 인터뷰에서 "한국은 단기간에 많은 탄약 물량을 공급할 능력이 있다"라며 "유럽에 재고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를 보충할 물량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직접 탄약을 한국이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이 보유한 탄약은 나토 표준에 부합하는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다량의 장비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EU 고위 관계자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탄약 공급을 꺼리지만,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고갈된 EU 회원국의 재고를 채울 수는 있다"라며 "다만 EU에 제공한 물량을 우크라이나로 공급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라는 단서도 달았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한국이 EU 회원국에 군사 장비를 판매하고 이를 구매한 국가가 폴란드가 했던 것처럼 자신들이 보유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기부하는 것이지만 한국이 직접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것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파체코 파르도는 "한국은 우크라이나가 어떤 장비를 원하는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그 결정 과정은 더 신속할 수 있다"라며 "공개는 되지 않고 있지만 군사 동맹을 앞세운 미국이 한국과 이 문제에 대해 이미 논의 중"이라고 전언했다.
이어 EU는 회원국 간 이견 조율을 마친 후 가까운 파트너 국가들과 더불어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월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서울 방문 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저항하거나 격퇴할 수 없다면 더 많은 탄약과 무기가 긴급히 공급돼야 한다"라며 "유럽에서 일어나는 일은 인도-태평양에도 중요하기 때문에 결국 한국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4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무기와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하는 것에 대해 한국과 대화하고 있다"라며 "다만 미국 개입없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국방부 곳간이 비도록 많은 탄약을 미국에 대여하는 방식, 유럽에 판매하는 방법으로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 번 터진 물고는 댐이 무너지는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약소국의 비애인지 아니면 정책 결정의 잘 못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이 글로벌 호갱이 되어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