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연 "CFD 자격요건 낮추자 투자자 급증...예고된 참사"
"다우키움그룹 김익래 회장, 서울도시가스 김영민 회장 철저히 조사"
"금융위 늑장 대응 그냥 넘기면 안돼"
"CFD 완전중단, 연기금 조사 검토해야"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가 지난달 18일 열린 '천사백만 개미투자자 권익 보호를 위한 일반주주-더불어민주당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대해 "차액결제거래(CFD)가 주가조작 세력을 위한 뇌관이 됐다"며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등의 대량 매도 의문점도 명백히 파헤쳐야 한다"고 1일 밝혔다.
한투연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태는 국내 증권사의 수수료 수입 욕심에 의한 고객 유치 경쟁과 2019년 금융당국이 CFD 전문투자자 자격 요건을 1/10로 낮춘 이후 3년 만에 CFD 투자자가 8배 증가한 가운데 주가작전 세력이 CFD를 악용해 발생한 주식시장의 예고된 참사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한투연은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140만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매각 미스테리도 철저하게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키움증권 측은 김 회장의 매도가 증여세 마련을 위한 우연이었다고 강변하지만 세간의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키움증권 황현순 대표 주장대로 김 회장이 떳떳하다면 김 회장이 전면에 나서서 605억원을 주고 블록딜 물량을 가져간 주체가 작전 세력이 아니었음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서울도시가스 김영민 회장이 4월 17일 시간외 거래에 10만주 457억원을 매도한 것도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제기됐다. 한투연은 "2020년 코스피 지수가 1457까지 흘러내릴 때 이미 CFD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2021년에는 빌황 사태로 다시 CFD가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여론이 있었다"며 "이미 두 번의 큰 비상벨이 울렸음에도 사고 예방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유야무야 넘긴 것이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위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에 대한 자본시장 컨트롤 타워의 통렬한 반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작년부터 주식투자자 사이에서 주가조작 의심 여론이 있었는데 금융위의 늑장 대응 여부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금융위가 주가조작 제보를 받은 것은 4월 초순인데도 초기에 금감원 및 남부지검과 공조하지 않고 단독 조사를 했다고 한다. 사태가 터진 뒤에야 부랴부랴 금감원에 공유한 건 금융위가 사안을 가볍게 봤거나 단독으로 진행하려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라며 "처음부터 철저히 공조해서 시장에서 일어날 제반 문제점에 대해 검토 및 사전 조치를 취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토로했다.
또 한투연은 연기금에 대한 조사와 CFD 완전 중단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투연은 "결과적으로 일부 종목의 주가 폭등에 기여했고, 일반 투자자들도 매수 대열에 동참하게 한 원인이 된 연기금의 과매수 의혹도 조사해야 한다"며 "거래량 대비 매수 비중이 높았고 장기간 매수 일변도였다는 것은 지수 추종 패시브 자금의 기계적 투입만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상 징후를 걸러내지 못한 연기금 운용시스템의 문제 내지 운용역들의 개입 여부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에 저촉되지 않는 편법으로 시장을 교란시켜 극소수 투자자에게 이익을 주는 반면 그로 인한 피해와 폐해는 시장 전체가 떠안아야 하는 감춰진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 이번 CFD 사태의 본질"이라며 "우리 자본시장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갈 때까지 CFD 상품의 완전 중단을 심각하게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