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80% 이상인 경우 깡통전세 위험 높아
서울 영등포구·도봉구·강북구·성동구 등 9개구 80% 이상
수원 팔달구·경기 파주시·전남 광양 전세가율 90% 이상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전세사기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에서 '깡통전세' 우려 지역이 26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임대차 사이렌' 정보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국 시·군·구에서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이 80%를 넘는 곳은 총 26곳으로 집계됐다. 해당 정보는 최근 3개월간의 임대차 실거래 자료를 바탕으로 나온 수치다.
부동산원은 "실거래 사례가 적어 공개되지 않는 기초자치단체까지 포함하면 실제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곳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경우 깡통전세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본다. 임대인의 파산·부도 등으로 주택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보증금을 떼일 수 있기 때문이다.
3월 조사 기준 연립·다세대의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대전시 대덕구로 전세가율이 무려 131.8%에 달했다. 매매가격이 1억원이면 전셋값이 1억3000만원이 넘는 셈이다. 경기도 평택시의 연립·다세대 전세가율도 100.4%로 100%를 넘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인근에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비교적 높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뒤를 이어 경기 수원 팔달구(95.1%)와 경기 파주시(94.5%), 전남 광양(90.4%)의 전세가율이 90%를 넘었다.
최근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된 경기 용인 처인구 역시 전세가율이 88.1%로 나타났으며 인천 미추홀구는 지난 2월 조사에서 전세가율이 96.9%로 100%에 육박했다가 3월 조사에선 89.9%로 떨어졌다.
서울에서는 △영등포구(86.3%) △도봉구(85.2%) △강북구(84.9%) △성동구(84.1%) △구로구(84%) △광진구(83.4%) △중구(82.9%) △송파구(82.7%) △강서구(81.4%) △강동구(80.2%) 등 9개구의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기피 현상이 이어지면서 빌라 거래량은 급격히 떨어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전·월세 거래량 2만7617건 중 전세는 1만4903건으로 전체의 54.0%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낮다.
전문가들은 최근 연립·다세대에 대한 기피현상이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져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앞으로 더욱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