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선친인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와 딸들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LG 측은 "합의에 따라 4년 전 적법하게 완료된 상속"이라고 반박했다.
1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구 회장의 어머니 김영식 여사,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구연수 씨는 지난달 28일 서울서부지법에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며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냈다.
이들은 통상적인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의 비율로 상속이 이뤄졌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별세한 고 구본무 전 회장의 재산을 상속 받은 구광모 회장은 구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큰아들이다.
구 전 회장은 외아들을 불의의 사고로 잃은 뒤 LG그룹의 '장자 승계' 전통을 잇기 위해 2004년 조카인 구광모 회장을 양자로 들였다.
구 전 회장이 남긴 재산은 ㈜LG 주식 11.28%를 비롯해 모두 2조 원 규모로 구 회장은 구 전 회장의 보유 지분 11.28% 가운데 8.76%를 물려받았고 당시 구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6.24%와 합해 지분율 15.00%로 최대주주가 됐다.
장녀인 구연경 대표는 2.01%, 차녀 구연수 씨는 0.51%를 각각 분할 상속받았으며 김영식 여사에게는 지분이 따로 상속되지 않았다.
상속회복청구 소송에 대해 LG 측은 입장을 내고 "선대회장이 남긴 재산에 대한 상속은 고인 별세 이후 5개월 동안 가족 간의 수차례 협의를 통해 법적으로 완료된 지 4년이 넘어 이미 제척기간(3년)이 지났고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LG 측에 따르면 구 회장을 포함한 상속인 4명은 수차례 협의를 통해 ㈜LG 주식 등 경영권 관련 재산은 구 회장이 상속하고, 김 여사와 두 여동생은 ㈜LG 주식 일부와 선대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부동산·미술품 등을 포함해 5천억 원 규모의 유산을 받는 것으로 합의했으며 상속은 2018년 11월에 적법하게 완료되었고 관련 내용은 세무 당국에 투명하게 신고했다.
특히 LG家의 원칙과 전통에 따라 경영권 관련 재산인 ㈜LG 지분 모두는 구 대표에게 상속되어야 했으나 구 대표가 다른 상속인 3명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구연경 대표와 구연수 씨가 각각 ㈜LG 지분 2.01%(당시 약 3300억 원), 0.51%(당시 약 830억 원)를 상속받는 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상속받은 ㈜LG 지분(8.76%)에 대한 상속세(약 7천200억 원)를 5년 동안 6회에 걸쳐 나눠 내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현재까지 5회 납부했고 올해 말 마지막 상속세를 납부할 예정이다. 구 회장을 포함한 모든 상속인이 내야 할 상속세는 모두 9900억 원이다.
LG는 "1947년 창업 이후 LG家의 일관된 원칙과 전통을 바탕으로 집안 어른들의 양해와 이해 속에서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경영권을 승계해 왔고 75년 동안 경영권은 물론 재산 관련 분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회장은 대주주가 합의·추대한 뒤 이사회에서 확정하는 구조이며 구 회장이 보유한 ㈜LG 지분은 LG家를 대표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고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LG 관계자는 "재산 분할을 요구하며 LG 전통과 경영권을 흔드는 것은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