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루 2개꼴' 규제 풀자…정부선 "34조원 경제효과 기대"

윤석열 정부 1년차 규제혁신 성과 살펴보니

환경·문화제 규제 등 688개 법령개선 이뤄져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규제혁신 방안도 내놔

年1.5억건 무역데이터 개방…관세규제 풀기로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 추진해 온 각종 규제혁신(환경, 문화재 등)의 경제효과가 3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투자·일자리 창출, 신산업 육성, 탄소중립 달성 등 분야에서의 규제혁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무조정실은 현정부 출범이후 8개월여간의 규제혁신 성과를 분석한 결과, 총 34조원 규모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2일 밝혔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보고한 내용이다. 국조실에 따르면 작년 688개의 규제혁신 과제에 대해 법령개정이 이루어졌는데, 이 가운데 경제효과 산출이 가능한 104건만을 대상으로 구한 결과다. 분야별로는 투자 창출이 14조원, 매출 증대가 3조원, 부담 경감이 17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국조실은 "KID,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양대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등이 경제효과를 예측한 것"이라고 했다.

주요 규제혁신 사례를 보면 항만배후단지 공급 다변화(산단·내륙부지 등), 물류·제조업 겸업 허용 등 해양공간 이용 관련한 규제를 풀었다. 정부는 이 조치로 1조6000억원의 투자 창출이 이루어질 것으로 봤다. 또 비수도권 지자체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을 대폭 확대(30만㎡ 이하→100만㎡ 미만)하거나, 대형마트 영업제한시간·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이 불가한 부분을 풀기 위해 상생방안(중소유통 사업지원 등)을 마련한 것도 주요 사례로 꼽힌다.
신산업 규제혁신 방안은 크게 바이오헬스, 로봇, 메타버스 분야를 손질하는데 무게를 둔다. 정부는 우선 바이오헬스 핵심 7대 분야 30개 과제를 선정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만 떼어내서 보면,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로봇 분야의 규제개혁 과제는 51개(4대 영역)다. 로봇의 보도통행 허용을 내년에 조기 시행하고, 기존 운송수단 개념에 로봇을 추가해서 로봇으로도 생활물류 운송이 가능하게끔 규제를 풀기로 했다. 내년엔 배달 로봇을 이용한 옥외광고도 허용한다.

메타버스 분야 육성을 위해 30개 규제개혁 과제도 마련했다. 정부는 게임물과 메타버스의 명확한 구분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서 다양한 콘텐츠 중심의 메타버스 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메타버스 분야에 기술기준 등이 없을 땐 '임시기준'을 만든다. 정부는 "과감하게 신규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또 VR·AR 장비의 경찰 및 소방 관련 업무를 도입하거나 교육활동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운영 근거도 2025년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1차 규제혁신전략회의(지난해 8월)에 이어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불합리한 경제형벌 108개를 추가로 발굴하기도 했다. 주요 과제를 보면 조리사가 아님에도 조리사 명칭을 사용할 경우 현행 징역 3년 이하의 처벌 하던 것을, 이를 벌금 300만원 이하로 합리화하는 부분이 있다.

정부는 기업들이 수출시장 개혁·물류산업 발전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간 1억5000만건에 이르는 무역데이터를 민간·공공기관 등에 개방하기로 했다. 또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복합물류 보세창고' 제도를 신설해서 반도체 등 핵심물품의 분할·결합·재포장을 허용하고, 해외 소재 반도체 물류기지의 국내 이전(리쇼어링) 촉진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 작성의무는 올해 7월 없앤다. 연 4300만명의 신고서 작성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규제로 인한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정부는 현재의 성과에 멈추지 않고 기업들이 미래시장을 선점하고 창의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규제혁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